(게임르네상스)④`문화산업의 선봉장`으로 거듭나라

최근 고성장에도 부정적인 이미지는 여전
지속성장 위해 이미지 쇄신이 최우선 과제
`규제 아닌 육성` 정부의 인식전환도 필요
  • 등록 2009-05-13 오전 11:30:00

    수정 2009-05-13 오후 4:15:56

[이데일리 김춘동기자] 최근 게임산업의 위상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두 가지 사건이 있었다.

첫 번째는 닌텐도 신드롬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우리는 왜 닌텐도 같은 게임기를 만들 수 없느냐"며 화두를 던진 데 이어 이재용 전무를 비롯한 삼성전자의 주요 경영진은 실제로 닌텐도 배우기에 나섰다.

일본 게임업체인 닌텐도는 글로벌 경기침체 돌파를 위한 기업경영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두 번째는 야구게임 `마구마구`의 퍼블리셔인 CJ인터넷(037150)의 국내 프로야구 타이틀 후원계약이다. 중소형 게임업체가 그 동안 대기업의 전유물로 인식되던 프로야구의 타이틀 스폰서가 된 것 자체만으로도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두 가지 사례에서 볼 수 있듯 게임산업은 이제 어엿한 하나의 산업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다만 기존 산업에 못지 않게 덩치를 키우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제대로 된 어른 대접은 받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은 부정적인 이미지다. 게임산업은 저급한 오락, 게임중독, 사행산업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들로 덧칠돼 있다. 이미지 쇄신은 결국 게임업계 스스로의 몫이지만 육성의 대상이 아닌 규제의 대상으로 게임산업을 인식하고 있는 정부의 시각 전환도 필요하다는 평가다.

◇ 게임산업, 미운오리새끼에서 백조로

사실 그 동안 게임산업은 제대로 된 산업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과거엔 동네 어귀 전자오락실에서, 최근엔 PC방에서 어린아이들의 코 묻은 돈을 긁어 모으는 앵벌이 산업의 이미지가 강했다.

여기에다 게임중독, 사행산업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더해졌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등장과 함께 온 종일 게임에 빠져 지내는 이른바 게임폐인들이 등장하면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됐다.   

특히 `바다이야기`로 대표되는 사행성 게임의 경우 고달픈 서민들의 주머니를 털어가면서 가정불화는 물론 자살 등의 사회적 병폐로 이어져 게임산업 전체를 위기에 빠뜨리기도 했다.

게임산업의 고성장에 반해 제대로 된 게임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탓에 겪어야만 했던 성장통이었던 셈이다. 일반적인 놀이문화로써의 게임과 도박을 모두 하나의 게임으로 동일시하는 시각도 한 몫했다.
 
하지만 최근 게임산업에 대한 시각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단일게임으로 1조원이 넘는 대박을 터뜨린 블리자드나 지난해 20조원 이상을 벌어들인 닌텐도 사례가 속속 등장하면서 게임산업은 이제 새로운 신산업으로 어엿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근 네오위즈게임즈(095660)에 이어 엔씨소프트(036570)가 중국 흥행몰이에 성공하면서 단순한 내수산업이 아닌 수출산업으로써의 위상도 확인시켜주고 있다.

◇ 부정적 이미지 쇄신이 최우선 과제

다만 게임산업이 대표적인 문화컨텐츠 산업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그 동안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쇄신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 네오위즈게임즈의 사랑의 연탄나눔

우선 게임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게임의 위상 자체를 저급하고 유해한 오락이 아니라 건전한 놀이문화와 여가활용 수단으로 승격시킬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이나 교육과 건강 등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능성 게임 등 장르를 보다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닌텐도의 성공은 다양한 장르의 게임개발이 단순한 이미지 개선이 아니라 사업적인 성공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잘 확인시켜주고 있다.

NHN(035420)의 경우 최근 게임을 즐기면서 한자를 배울 수 있는 `한자마루`를 내놓기도 했다.

게임업계의 장기적인 안목도 중요하다. 원칙을 버리고 무리수를 둘 경우 단기적으로는 돈을 벌 수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역효과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적절한 수준의 규제는 오히려 게임업계에 몸에 좋은 약이 될 수 있다.

같은 연장선에서 게임업계 스스로 게임중독 치료와 사행성 게임 근절 등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사회적인 기여도를 높일 필요도 있다. 실제로 최근 네오위즈게임즈와 NHN, CJ인터넷 등 게임업계의 사회공헌 활동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 정부 당국의 인식전환도 필요

게임업계 스스로의 노력과 함께 정부 당국의 인식 전환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닌텐도 화두를 던지고 정부 차원의 게임산업진흥책을 발표하면서도 실제로 게임산업을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는 취약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게임산업을 단지 규제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최근 인터넷산업 전반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이제 막 꽃을 피우기 시작한 인터넷과 게임산업의 싹을 자를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자유로운 사고와 표현을 규제하면서 게임산업 육성을 논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장현영 한국게임산업협회 실장은 "정부가 게임산업에 대한 인식을 규제의 대상이 아닌 육성의 대상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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