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CEO 주식투자 `물타기` 실력은?

황영기·이팔성·김승유 회장 투자손실 최대 50%
  • 등록 2008-11-24 오후 2:01:46

    수정 2008-11-24 오후 2:06:23

[이데일리 하수정기자] 바닥을 예측하기 힘든 급락장에서 속이 쓰린 것은 개미 투자자들 뿐만이 아니다.

내로라하는 금융지주사 경영진들도 저점 매수 타이밍을 잡기가 쉽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내용을 분석한 결과, 올 하반기들어 자사주를 여러 차례 매입한 금융지주사 경영진의 투자 손실률은 최대 50%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황영기 KB금융(105560)지주 회장은 지주사 출범전 국민은행 주식 1640주를 6만1000원 정도에서 매입한 후 지난 6일 2900주를 3만4650원에 추가 매입했다.

황 회장이 KB금융지주 주식 매입에 투입한 금액은 2억원이 넘는다. 주당 평균 매입 단가는 4만5000원 정도로 현재가격 2만3000원대를 기준으로 보면 평가 손실이 50% 가까이 났다.

김중회 사장도 총 1628주를 주당 약 4만8000원에 보유하고 있어 현재가격을 크게 웃돌고 있는 상황이다.

이팔성 우리금융지주(053000) 회장은 하반기들어 네 차례에 걸쳐 매입한 우리금융지주 주식이 1만5000주, 1억600만원 규모다.

지난 9월 주당 1만1900원, 10월 7300원에 각각 주식을 매입했던 이 회장은 지난 21일 최저점 부근인 4751원에 추가 매수해 매입단가를 확 낮출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20%.

김승유 하나금융지주(086790) 회장도 지난 달 하나금융지주 주식을 꾸준히 장내 매입했지만 40% 가까운 평가 손실이 나고 있는 상태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경영진들은 회사의 중장기적인 가치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는 차원에서 자사주를 매입했기 때문에 단기적인 투자 수익률에는 크게 연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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