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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내년부터 다주택자 등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종부세)가 강화된다. 또 내후년부터 기프티콘에도 세금을 매긴다. 대신 중소·중견기업이나 영세 자영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은 커졌다. 국회는 지난 8일 새벽 본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소득세·종부세 등 세법 개정안 21개를 가결했다.
종부세 개정안 9·13 대책 틀 유지…부담 일부 완화
가장 큰 관심을 끌었던 종부세 개정안은 정부가 앞서 발표한 9·13 대책의 틀이 대체로 유지됐다. 자유한국당 의원 다수의 반대와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의 본회의 불참이란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재석 의원 213명 중 찬성 131명(반대 50명, 기권 32명)으로 통과됐다.
과세표준 94억원(시가 약 102억원)을 넘는 3주택 이상 다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최고세율이 기존 2.0%에서 3.2%로 늘리는 등 세율이 전반적으로 올라간다. 공시가격 중 과세표준 비율도 현 80%에서 2022년까지 100%로 5%포인트(p)씩 올리기로 확정했다. 이번 개정안에 따라 종부세 대상자는 21만8000명(전체 주택 보유자의 약 2.2%), 세수는 42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또 1주택자의 세 부담은 연 22만5000원, 다주택자는 158만5000원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국회 논의 과정에서 장기 보유 1주택자 등에 대한 부담은 일부 줄었다. 한 세대가 1주택을 15년 이상 보유했을 때의 세액공제율은 50%로 올라간다. 이전까지는 장기 보유 세액공제 혜택은 10년 이상 40%까지였다. 또 서울과 수도권 일부, 세종 등 조정대상지역 2주택 보유자의 종부세 세 부담 상한도 기존 300%에서 200%로 낮췄다. 2주택자의 내년 종부세 부담이 올해보다 두 배는 넘지 않도록 한 것이다.
임대주택등록자에 대한 혜택은 유지하되 그 폭은 줄었다. 소득법 중 임대주택등록자 필요경비율은 정부안에선 70%였으나 국회 논의 과정에서 60%로 낮아졌다. 임대주택 미등록자(50%)와의 격차도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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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자영업 세제혜택↑…농협 준조합원 비과세 2년 연장
자영업자와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각종 세제혜택은 국회 논의 과정에서 한층 강화됐다.
우선 자영업자를 위해 신용카드 등 매출세액 공제 한도를 늘리고 우대공제율 적용 기간도 연장한다. 연 매출 10억원 이하 개인사업자가 신용카드 결제 땐 2021년까지 결제금액의 1.3~2.6%, 연 최대 1000만원까지 부가가치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다.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유턴’에 따른 세액 감면 혜택도 수도권(과밀억제권역 제외)은 3년 100%, 비수도권은 5년 100%로 확대한다. 이후에도 2년 더 50%의 세액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복귀 때의 관세도 대기업을 포함해 모두 100% 감면받도록 했다. 정부안에 없던 5세대 이동통신(5G) 투자세액공제 혜택도 추가됐다.
P2P금융 활성화 차원에서 관련 원천징수세율을 25%에서 14%로 낮추되 시행 시기는 정부안보다 1년 늦은 2020년부터로 했다. 사회적기업의 지정기부금 손금산입 한도도 현 10%에서 20%로 확대했다.
서민·중산층 주거부담 완화 내용도 있다. 만 10년 이상 장기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무주택자나 1주택자 근로자에 대한 300만~1800만원 근로소득 공제 혜택 대상이 주택 기준시가 4억원 이하에서 5억원 이하로 늘었다.
논란이 됐던 종교인 과세도 일부 유예한다. 원래는 올해 소득분부터 소득 지급명세서를 내지 않으면 지급금의 1.0% 규모 불성실 가산세를 부과하려 했으나 이를 내년 소득분부터로 늦췄다. 찬반 논란이 컸던 농협 등 비조합원에 대한 금융 세제혜택 축소도 시행 시기를 2020년으로 2년 늦췄다.
2020년부터 3만원 초과 기프티콘 등 모바일 상품권에 대해서는 과세키로 했다. 정부는 인지세를 매겨 온 종이 상품권이나 선불카드와의 형평성 차원에서 모바일 상품권에도 인지세를 매기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이 역시 국회 논의 과정에서 과세 대상을 1만원 초과에서 3만원 초과로 축소하고 시행 시기도 내년 7월에서 내후년 1월로 늦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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