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마이너스 금리 탈출?…"서둘러 폐기할 필요 없어"

블룸버그 "통화부양책 기조 유지 가능성 커"
BOJ, 금리 정상화 잇단 언급…엔화 가치 요동
오는 18~19일 올해 마지막 금융정책결정회의
  • 등록 2023-12-12 오전 10:05:03

    수정 2023-12-12 오전 10:05:03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세계에서 유일하게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일본이 금리 정상화에 시동을 건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일본은행(BOJ) 관리들은 아직 마이너스 금리 유지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의 1만엔 지폐와 미국의 100달러 지폐(사지=AFP)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BOJ 관리들은 지속 가능한 인플레이션을 뒷받침할 임금 상승에 대한 충분한 근거를 아직 보지 못했기 때문에 이달에 마이너스 금리를 서둘러 폐기할 필요가 없다고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마이너스 금리가 종료될 거란 시장의 추측에도 BOJ가 12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존의 통화부양책 기조를 변경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그러면서 BOJ 관계자들은 견고한 임금 상승을 확인하기 위해 더 많은 정보를 기다리는데 드는 잠재적 비용이 그리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BOJ는 오는 18~19일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회의를 앞둔 상황이다. BOJ 회의에 앞서 이번 주에는 산업생산, 구매자관리지수 등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이뤄진다. 시장은 앞서 12~13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에 따라 BOJ의 회의에서 세부 사항이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마이너스 정책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아베노믹스가 한창이던 2016년 2월 정책 금리를 연 -0.1%로 내렸으며, 장기금리는 상한선을 넘어가면 이를 무제한 매입하는 수익률곡선제어(YCC) 정책도 유지하고 있다.

최근 엔화가 들썩인 것은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의 발언에서 시작됐다. 통화정책 방향 전환(피벗)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던 그는 지난 7일 의회에서는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 (통화정책 운용이) 더 까다로워질 것”이라며 “임금 인상과 물가 상승의 선순환이 이뤄지는 것이 확실해진다면, 마이너스 금리 해제와 장·단기 금리 조작 개선(폐지)도 시야에 넣을 수 있다”고 언급해 마이너스 금리 해제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키웠다.

우에다 총재 발언으로 엔화는 요동쳤다. 지난 7일 엔화 가치는 급등해 환율은 달러당 141엔 수준까지 떨어지며 강세를 보이다가 지난 11일 기준 종가로 146.05엔까지 오르며 약세로 전환했다. 에자와 후쿠히로 스탠다드차타드 은행 금융시장 총괄은 블룸버그에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이 달러당 147엔 위로 오르기 위해선 FOMC 점도표나 BOJ 회의에서 특별한 결과가 나오면 안 된다”고 말했다.

세계 주요 투자은행(IB)들은 기업들의 임금 인상률이 확정되는 내년 봄 이후 일본의 통화 정책 변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노조 연합은 내년 춘계 임금 인상 목표를 ‘5% 이상’으로 삼겠다고 밝혔으며, 이후 우에다 총재는 “적당한 수준이 될 가능성이 전보다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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