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유통가 현장에선 ‘추석 특수’라는 표현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추석 경기가 살아났다고 보는 것도 성급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유통업계가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것은 ‘추석 선물 세트 예약 판매(이하 예판)’ 매출이 보여주는 숫자의 함정 때문이다.
우선 유통가에선 예판 매출이 늘어난 것이 추석 경기가 살아났기 때문이라고 단정 짓지 않고 있다. 명절 선물을 미리 구입해 택배로 보내는 예판 시장은 해마다 커지고 있어 추석 경기가 안 좋아도 매출은 매년 늘어왔다.
실제 이마트(139480)의 경우 전체 추석 매출에서 예판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5%에서 지난해 10%, 올해 15%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두번째는 예판에서 드러난 소비자들의 저가 선물세트 선호 현상이다. 이마트의 경우 2만~3만원대 커피 선물세트는 작년보다 두배 더 팔렸지만, 고가의 친환경 제품 세트의 판매는 오히려 -12.7%로 역신장했다. 홈플러스의 예판 순위도 1위부터 10위까지 모두 1만~3만원대 저렴한 선물세트였고, 청과와 한우 등 고가 선물세트는 10위 내에 이름도 올리지 못했다.
통상 예판서 잘팔린 상품이 매출의 90%정도를 담당하는 본 판매에서도 인기를 누리기 때문에 저가 상품의 증가는 전체 매출 증가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물론 예약 판매 매출 증가가 본 판매 호조로 이어질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주 본격적으로 본 판매에 들어가는 유통가는 숨죽이고 그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C마트 관계자는 “이번 주말쯤 되면 추석 선물세트 판매에 성적표 윤곽이 대강 드러날 것”이라며 “바캉스 시즌에도 어려움을 겪었던 유통가에 정말 추석 특수가 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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