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지난 87년 결성 이후 처음으로 파업결의 없이 잠정합의를 도출함으로써 `강성노조의 대명사`라는 어두운 이미지를 탈피, 노사관계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이번 무분규 타결로 사측은 `명분`, 노조측은 `실리`를 챙겼다는 평가다. 연례행사였던 파업으로 인한 연평균 손실 5600억원 절감 효과와 아울러 합리적인 노사관계 기반 마련, 대외 신인도 회복, 기업 이미지 제고 등도 성과로 꼽힌다.
현대차(005380) 노조는 이르면 내일(23일)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 현재 가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 노사 `윈윈`…사측 `명분`-노조 `실리` 챙겼다
현대차 노사는 이번에 지난 94년 이후 처음으로 무분규 잠정합의안을 도출해냈다. 쟁의발생 결의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잠정안을 도출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이번 잠정안의 가장 큰 특징은 임금동결과 고용보장 확약서 체결. 임금동결안 잠정합의는 지난 98년 이후 11년만에 처음이다.
이번 무분규 합의로 사측은 무파업과 기본급 동결이라는 `명분`을, 노조측은 1인 평균 1500만원의 목돈을 받는 `실리`를 챙겼다는 평가다.
성과급 300%를 평균 600만원으로 잡고 현대차 주가(21일 현재 11만2500원)를 감안해 계산해보면 근로자 1인당 1500만~1600만원씩 받게 된다. 임급협상 타결 뒤 지급하는 금액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 파업손실 절감+신인도 회복+이미지 제고
현대차 노조는 87년 노조 결성 이후 94년 단 한 차례를 제외하고 매년 파업에 돌입했다. 그로 인해 지난해까지 총 112만대의 생산차질, 11조6682억원의 매출손실을 입었다. 연평균으로는 5만3333대의 생산차질과 5556억원의 매출손실이 발생했다.
이외에 소모적인 협상에서 벗어나 선진 협상문화의 기틀을 마련한 점, 매년 파업으로 실추됐던 대외 신인도 회복, 브랜드 이미지 상승 등 무형 소득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 23일 조합원 찬반 투표…가결 가능성 높아
노조는 오는 23일 전날 마련한 잠정합의안을 놓고 전체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기본급을 동결한 점이나 사상 처음으로 파업 없이 잠정합의를 도출한 점 등을 감안할 결과를 장담하기 쉽지 않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타결 뒤 일시로 지급하는 금액이 사상 최대 수준임을 고려할 때 타결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현대차 노조가 올해 임금협상에서 비교해왔던 현대중공업 수준과 견주었을 때 적지 않은 규모라는 점도 노조원들이 수긍할 수 있는 부분이라는 평가다.
한편 기아자동차 노사는 22일 오후 3시30분부터 23차 임금 협상을 재개한다.
현대차가 잠정합의안을 도출한만큼 기아차도 빠른 시일내에 합의를 도출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노조측에서 현대차 수준의 임금을 요구할 것으로 관측돼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노조측은 사측에 이날 임금인상안의 구체적인 조건을 제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