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 닌텐도, ‘레거시 IP 파워’로 주가 방어할까

[주목!e해외주식] 日 닌텐도
스위치2 출시 지연에 반기 영업익 50% 이상↓
“퍼스트 파티 IP 판매 호조로 주가 유지 가능”
일각선 실적 하향 주목…“실적 의구심 리스크”
  • 등록 2024-11-09 오전 8:00:00

    수정 2024-11-09 오전 8:00:00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일본 게임기·소프트웨어 기업 닌텐도가 최근 부진한 실적 발표에도 비교적 탄탄한 주가 흐름을 이어오고 있다. 게임기 하드웨어 판매가 줄어들었음에도 레거시 IP 기반의 소프트웨어로 실적을 일정 부분 방어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9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지난 8일 닌텐도는 전 거래일 대비 15엔(0.18%) 하락한 8193엔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지난 5일 실적을 부진한 실적을 공개한 이후 주가는 3% 이상 하락했으나 이튿날 5% 넘게 오르면서 한 달 전 주가(8038엔)보다 소폭 오른 가격을 나타냈다.

지난해 5월 일본의 한 매장에서 한 남성이 닌텐도 게임 신작을 고르고 있다. (사진=AFP)
닌텐도의 2025회계연도 2분기(2024년 7~9월)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7.4% 감소한 2767억엔,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9.1% 줄어든 670억엔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는 시장 기대치였던 영업이익 674억엔에 들어맞는 규모다.

2025회계연도 반기로 보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4.3% 감소한 5232억엔,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6.6% 줄어든 1215억엔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 감소 폭이 50%를 웃돈 건 2018회계연도 이후 7년 만이고, 반기 기준으로는 2022회계연도 이후 3년 만이다.

증권가에선 올해 출시된 ‘젤다의전설:지혜의투영’, ‘페이퍼마리오:천년의문’, ‘루이지맨션2 HD’ 등이 모두 4~5개월 만에 밀리언셀러에 등극하는 등 레거시 IP 기반 소프트웨어가 그나마 실적을 방어했다는 평가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마리오카트8 디럭스’는 출시된 지 7년이 지났는데도 2025회계연도 반기에만 231만장이 판매됐다”며 “스위치2 출시 지연에도 퍼스트 파티(게임 하드웨어 제조사가 직접 제작한 게임) IP 판매 호조로 주가 유지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지난달 17일 출시한 ‘슈퍼마리오파티:잼버리’는 메타크리틱 평점 82점, 출시 일주일간 판매량 22만 7569장을 기록했다”며 “IP를 멀티 플랫폼, 다양한 장르로 출시해 레거시 IP의 힘을 증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선 닌텐도가 2025회계연도 실적 전망을 낮췄다는 점에 주목하기도 했다. 닌텐도는 연간 실적 가이던스로 매출액은 전년 대비 23.4% 감소한 1조 2800억엔, 영업이익은 31.9% 줄어든 3600억엔을 제시했다. 기존 전망에서 각각 700억엔, 400억엔을 하향한 규모다.

또 순이익은 전년 대비 39% 감소한 3000억엔으로 기존 전망치를 유지했다. 예상 연간 하드웨어(닌텐도 스위치)와 소프트웨어 판매대수는 전년 대비 각각 7.4%, 3% 감소한 1250만대, 1억 6000만장으로 예상했다.

김채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스위치가 발매 8년 차라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 탄탄한 판매대수라고 판단되지만, 신기종 관련 언급이 없는 이상 실적에 대한 의구심은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10월 발매한 ‘슈퍼 ‘슈퍼마리오파티:잼버리’에 이어 11월 ‘마리오&루이지RPG브라더십!’, 내년 1월 ‘동키콩그리턴즈HD’ 등 소프트웨어 신작을 투입해 플랫폼 활성화를 도모할 예정이지만, 연간 실적에 대한 실망으로 주가는 저조한 퍼포먼스를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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