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간 18만명 찾은 '지스타'…올해 키워드는 ‘다변화’(종합)

[지스타 2022] 4일간 여정 마치고 20일 폐막
4년만에 복귀한 넥슨, 첫날에만 1만명 맞아
‘칼리스토 프로토콜’ 대세로 떠오른 크래프톤
넥슨·카겜·네오위즈 “콘솔신작 공격앞으로”
서브컬쳐 장르 ‘반짝’, 中게임사 무서운 추격도
  • 등록 2022-11-20 오후 6:03:46

    수정 2022-11-20 오후 9:24:53

[부산=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3년 만에 정상 개최된 ‘게임 축제’의 장(場). 코로나19 이후 외형과 내실을 키운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 2022’가 4일간의 여정을 마쳤다.

올해 ‘지스타’는 비교적 취약했던 콘솔 게임의 확대, 비주류로 여겨졌던 미소녀 캐릭터 중심 서브컬쳐 게임 등이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플랫폼·장르의 다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 2022’의 카카오게임즈 부스. 관람객들이 부스 이벤트를 보고 있다. (사진=김정유 기자)
560대 기기 배치한 넥슨, 크래프톤 부스는 ‘120분 대기’

지난 17일부터 4일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 2022’가 20일 폐막했다. 한국게임산업협회가 주최하고 지스타조직위원회,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이 공동 주관을 맡은 ‘지스타 2022’는 게임사들의 참여 규모가 총 987개사, 2947부스로 전년대비 2배 이상 커졌다.

전시회 4일간 추정 관람객은 18만4000여명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였던 2019년(24만4000명)에 비해 다소 줄었지만, 이는 ‘이태원 참사’로 인해 야외 무대 등을 일부 제한한 데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조직위는 올해 안전을 최우선으로 일부 이벤트나 야외 무대를 제한한 바 있다. 온라인으로도 약 97만명이 함께 한 것으로 집계됐다.

3년 만에 정상 개최된 올해 ‘지스타’는 내용면으로도 풍성했다. 우선 국내 게임 업계의 ‘맏형’격인 넥슨이 4년 만에 ‘지스타’로 복귀하면서 존재감을 알렸다. 개막 첫날인 지난 17일 하루에만 1만여명의 관람객이 넥슨 부스를 방문했다.

넥슨은 단일 기준 최대 규모인 300부스로 참여, 총 560대의 시연 기기를 비치해 체험 콘텐츠를 확대했다. 신작 ‘퍼스트 디센던트’, ‘마비노기 모바일’ 등 4종을 전면에 내세우며 PC·모바일·콘솔 등 플랫폼을 가리지 않았다. 신작 4종의 개발진이 직접 현장을 찾아 관람객들과 소통하는 ‘깜짝 이벤트’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크래프톤의 올해 ‘지스타’에서 대세가 됐다. 다음달 12일 PC·콘솔로 출시하는 서바이벌 호러 신작 ‘칼리스토 프로토콜’ 때문. 약 10분간 시연을 하기 위해 관람객들은 최대 120분을 기다리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개막 둘째 날인 지난 18일엔 평일이었음에도 오후 3시50분에 시연이 마감되기도 했다.

카카오게임즈는 퍼블리셔로서의 강점을 확실히 알렸다. 1세대 스타 개발자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가 개발 중인 PC·콘솔 신작 MMORPG ‘아키에이지2’의 인게임 영상을 최초 공개했고, 초기부터 투자를 진행해 왔던 세컨드다이브의 신작 ‘아레스’, 생존 1인칭슈팅게임(FPS) ‘디스테라’, 수집형 RPG ‘에버소울’ 등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 밖에도 넷마블(251270)은 시연 중심 콘셉트로 ‘나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 ‘아스달 연대기’ 등 신작 4종 체험에 공을 들였고, 메인스폰서 위메이드(112040)는 현재 개발 중인 신작 ‘나이트 크로우’, ‘레전드 오브 이미르’ 등 2종을 현장에서 최초 공개해 관심을 모았다. 네오위즈(095660)도 내년 상반기 출시할 소울라이크 게임 ‘P의 거짓’으로 눈도장을 확실히 받았다.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지스타 2022’에서 게임 산업 확대를 선언한 것도 신선했다. 하이브IM은 게임 개발사 플린트와 ‘별이되어라2’ 퍼블리싱 계약과 지분 투자를 단행하고, 향후 게임 지식재산(IP) 라인업을 확대하겠다고 공언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도 “종합 엔터 산업을 영위하는 회사의 의장 관점에서 게임은 엔터테인먼트와 관련한 모든 요소들이 함축된, 대단히 매력적인 콘텐츠”라고 강조했다.
크래프톤의 ‘지스타 2022’ 부스엔 신작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즐기고자 한 관람객들이 행렬이 이어졌다. (사진=김정유 기자)
K-게임사들 ‘콘솔’ 도전장, 서브컬쳐 장르도 확대

올해 ‘지스타’의 면면을 보면 최근 국내 게임시장의 변화를 알 수 있다. 특히 콘솔 신작의 확대다. 넥슨(퍼스트 디센던트), 크래프톤(칼리스토 프로토콜), 네오위즈(P의 거짓), 카카오게임즈(아키에이지2) 등이 ‘지스타 2022’에서 콘솔 신작을 강조했다. 콘솔 수요가 높은 북미·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노력이다. 올해 글로벌 콘솔시장 매출(뉴주 통계)은 569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스타’ 현장에서 만난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도 글로벌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현재 개발 중인 ‘워헤이븐’ 등이 글로벌를 타깃으로 하는 신작들”이라며 “준비 중인 신작들로 타 국내 게임사들과 함께 글로벌 시장을 뒤흔들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서브컬쳐 장르 게임의 약진도 눈에 띈다. 미소녀 캐릭터들을 앞세운 서브컬쳐 장르는 그간 국내에선 비주류로 통했지만, 최근엔 점차 주류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올 상반기 인기를 끈 카카오게임즈의 ‘우마무스메’가 대표적이다.

올해 ‘지스타’에선 국내 게임사 시프트업이 출품한 서브컬쳐 게임 ‘니케’(레벨 인피니트 퍼블리싱)가 단연 주목받았다. ‘니케’ 부스 있는 벡스코 2전시관은 엘레베이터부터 줄을 서야할 정도로 붐볐다. ‘니케’는 이달 초 출시돼 국내 구글·애플 앱마켓 매출 1위를 달성하는 등 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중국 게임사들의 행보도 무섭다. 올해 ‘지스타’에서는 중국 호요버스(게임명 원신)의 부스가 주목을 받았는데, 나이 어린 학생들을 중심으로 대규모 행렬이 이어졌다. 지식재산(IP)와 캐릭터, 굿즈의 조합으로 제2전시관이 마치 중국 전용관인 것처럼 보이기까지 했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서브컬쳐 장르가 ‘우마무스메’를 거쳐 ‘니케’까지 점차 양지로 올라오고 있는데, 올해 ‘지스타’에도 이 같은 게임이용자들의 관심이 반영된 것”이라며 “중국 게임사들이 무섭게 국내에 침투 중인 상황에서 K-게임사들의 콘솔, 글로벌 도전은 의미있는 행보”라고 말했다.

‘원신’을 서비스 중인 중국 게임사 호요버스 부스. 많은 인파가 몰렸다. (사진=김정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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