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여당 총선압승]3분의2 의석 확보…아베 `도박` 먹혔다

최근 경제지표 악화되자 중의원 해산 카드 꺼내
출구조사, 자민당 총 475석 중 석 확보…압승
아베 장기집권…아베노믹스·우경화에 속도낼 듯
  • 등록 2014-12-14 오후 8:22:42

    수정 2014-12-15 오전 7:46:03

[이데일리 김태현 기자] 중의원 조기 해산과 조기 총선이라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베팅이 제대로 먹혀 들었다. 일본의 집권 자민당이 14일 실시된 총선에서 압도적인 격차로 야권 진영을 눌렀다.

자민당이 압승을 거두면서 아베 총리는 집권 장기과 아베노믹스(아베 정부의 경기부양책) 가속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거머쥐게 됐다. 또 우익 진영을 규합함으로써 집단자위권 행사를 위한 후속 입법절차 등 우경화 행보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선거 종료 직후 발표한 출구조사를 통해 자민당이 중의원 전체 475석 가운데 최소 290석, 최대 310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단독으로 전체 의석의 3분의 2 이상을 확보하진 못할 것으로 보이지만, 연립 여당을 구성하고 있는 공명당과 합칠 경우 327석에 이를 전망이다.

또한 일본 NHK방송은 이날 저녁 8시 총선 직후 발표한 출구조사에서 자민·공명당은 총 475석 중 306~341석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18일 2년여 만에 중의원을 해산하고 내년 예정됐던 소비세율 추가 인상(8→10%)을 연기했다. 최근 두 분기 연속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경제지표 악화로 아베노믹스와 아베 정부에 대한 지지율이 떨어지자 승부수를 던진 셈이었다.

중의원은 24일 특별국회를 열고 내각을 총사퇴한 후 총리를 선출하는 등 제3차 아베 정권 출범 꾸리기에 나선다. 노림수대로 이번 총리 선출에서 아베 총리가 재집권에 성공할 경우 내년 9월로 예정된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도 재선이 유력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결국 또다시 중의원을 해산하지 않는 이상 오는 2018년까지 임기가 보장되는 것.

자민당 연정이 참의원에서 부결된 법안을 중의원에서 단독 재가결할 수 있는 정족수(317석·총 의석 3분의2)를 넘는 의석을 확보하면서 아베노믹스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반면 제1야당인 민주당은 야권 규합과 집단자위권 행사·비밀보장법 등 자민당에 불리한 사안을 선거 쟁점화하는데 실패하면서 지난 2012년 중의원 총선에 이어 또다시 쓴맛을 봤다. 민주당은 니혼게이자이 조사에서는 73석, NHK 조사에서는 61~87석을 얻는데 그쳐을 얻을 것으로 전망됐다. 전통적인 야당 표밭에서 줄줄이 패배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유신당의 경우 지난해 `망언 제조기`로 불린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유신당 공동대표가 위안부 관련 망언으로 일본 안팎에서 뭇매를 맞은 이후 지지기반이 크게 무너졌다.

이에 따라 일본내 양당 체제가 사실상 무너지면서 당분간 자민당 독주시대로 접어들게 됐다.

또 집권 여당 내에서도 반발이 컸던 아베노믹스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법인세 인하, 임금인상 소비활성화, 전력시장 규제개혁을 포함한 성장정책 추진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

한편 이날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전국 4만8000여개 투표소에서 진행된 중의원 선거 투표율은 지난 2012년 기록한 59.3%보다 낮은 역대 최저 투표율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니가타와 후쿠이, 기후현 등에서 1미터 이상의 눈이 쌓이는 등 전국에서 폭설이 내린 탓이 컸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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