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 행장은 지난 5일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12층 행장실에서 이데일리와 신년인터뷰를 갖고 "유럽 재정위기, 금리인상,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문제 등 국내외 경기 여건 등의 변수는 있다"고 전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민 행장은 "지난해 리딩뱅크의 자존심을 구겼던 실적을 꼭 회복하겠다"며 "개인적 욕심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은 돼야 하지 않겠나"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발언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2007년의 당기순이익인 2조7700억여원을 뛰어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민 행장은 "지난해 인사와 조직개편 등 굵직한 현안을 마무리한 만큼 1월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매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민 행장과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대담=김기성 금융부장, 정리=이학선 이준기 기자, 사진=한대욱 기자]
- 국민은행장에 취임한지 5개월이 지났다. 소감은. ▲취임 후 조직개편 및 대규모 희망퇴직 등 인력 구조 개편 작업을 큰 잡음 없이 추진하면서 영업에 집중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다고 생각한다. 큰 강을 건너고 높은 산을 넘어온 기분이다.
-그렇다면 실적 턴어라운드 시기는 언제인가. ▲지난해 모든 인사와 조직개편 등 굵직한 현안을 마무한 만큼 1월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매진할 것이다. 최대한 빨리 실적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 유럽 재정위기, 금리 인상, 부실 부동산 PF 등 국내외 경기 여건에 등의 변수가 있지만 일단 2분기가 되면 턴어라운드가 될 것으로 본다.
- 당기순이익 등 목표치가 있다면.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은 돼야 하지 않겠나 싶다. 그냥 개인적인 소망이다. 실적을 꼭 회복하겠다는 의지로 봐달라.
- 국민은행만의 특화된 경쟁 전략을 꼽는다면. ▲은행권 최대의 채널망과 고객들을 적극 활용하겠다. 국민은행의 거래 고객은 2600만명이며 실제 활동 고객도 1300만명에 이른다. 이 고객들만 활용해도 자산 등 국민은행의 가치를 충분히 늘릴 수 있다. 고객들에게 최고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피(수수료·fee)를 받는 `수수료 비즈니스`에 방점을 찍을 계획이다.
- 소형 점포를 늘리는 까닭은. ▲과거에는 고객들이 직업 점포를 찾아왔지만 지금은 인터넷, 스마트폰 등 자동화기기로 모든 은행 업무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 트렌드를 바꿔야 한다. 상권이 수시로 바뀌는 점을 착안, 점포 운영도 유연하고 발 빠르게 가져가야 한다. 예를 들어 상권이 형성될 조짐이 보인다면 컨테이너박스라도 만들어 선점해 나가는 방식이다.
- 소형점포에 배치될 2000여명은 어디서 차출되나. ▲국민은행은 경쟁 은행보다 인원이 절대적으로 많다. 희망퇴직자와 KB국민카드로의 이동자를 감안해도 직원수는 2만1000여명이다. 여기에 본점인원 2000여명을 영업으로 배치해도 신한의 1만3500여명보다 여전히 5000여명 많다. 문제될 것이 없다.
- 매년 인력 구조조정을 할 계획인지. ▲자연스럽게 (인력 구조조정을) 해나가겠다. 중간층이 두터운 `항아리형` 구조여서 승진이 지연되고 있다. 그러니 일할 의욕이 생겨날 수도 없다.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나갈 사람과 들어오는 사람을 적절히 조절해 적정인원 규모로 맞춰나갈 것이다. 자연스런 순환구조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 당연히 능력이 있으면 연륜에 관계없이 발탁해 승진시킬 것이다. 나이를 무시한다는 원망을 들어도 조직 발전을 위해 능력 위주로 인사를 단행할 것이다.
- 성과향상추진본부 신설에 대한 직원들의 반발이 크다. ▲예쁜 아기를 낳기 위한 산고로 봐달라. 근무의욕이 없고 성과가 좋지 않고 비협조적인 직원들에게 기회를 줘 조직 발전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것이다. 부정적으로 사람을 퇴출시키는 게 아니다. 벌써부터 (통보를 받은) 대상자들의 마음가짐이 (열심히 일해 보겠다는 쪽으로) 바뀌었다고 들었다. 인력을 강제로 퇴출시키기 위한 구조조정으로 보지 말아 달라.
- 해외시장을 강화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당연히 공략하겠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나갈 때 같이 나가 도와주는 방법도 있겠지만 다른 글로벌 은행과의 제휴를 통해 돈을 버는 기회를 만들겠다. 단적인 예가 `론스타`와 같은 해외 사모펀드다. 외환은행 매각으로 수조원의 이익을 올린다. 정상적인 투자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부동산이 바닥에 있을 때 투자해 2~3년 만에 몇 배의 차익을 거두고 빠진다. 우리도 이러한 영업을 해야 한다. 하지만 후발주자인데다 인력 등의 인프라, 해당 국가와의 네트워크 부족으로 단독으로 나서면 위험하다. 그래서 글로벌 은행들과 제휴를 하는 것이다.
- 중점적으로 보는 곳이 있나. ▲아직 구체화된 것은 없지만 KB금융(105560)지주에서는 중국 쪽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주로 동남아 등 개도국이 대상이 될 것 같다. 중국 공상은행, 싱가폴에 있는 은행 등 글로벌 은행과 접촉을 강화하고 있다. 곧 가시적인 성과를 보일 것이다.
- 부동산경기는 어떻게 보나. ▲저점은 찍은 것 같다. 국민은행의 자체 조사 결과, 부동산 거래량이 평소 보다 2배 이상 뛰었다. 지난해 10월 3만건에서 11월 5만5000건이 된 것이다. 지난 3년간 아파트 신규입주 물량이 평균 32만호에서 올해 18만호로 줄었다. 내년과 후년에도 마찬가지로 줄 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대체적으로 대내외 변수만 없다면 거래량 늘고 집값도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본다.
- 중점적으로 지난해에 비해 강화되는 부분은. ▲리스크관리 분야다. 리스크관리 전문가인 사외이사들이 상당히 강도 높게 모든 사업을 들여다보고 있다. 과거 문제가 됐던 카자흐스탄 BCC(Bank CenterCredi)와 커버드본드 발행 등을 교훈삼아 모든 사업을 사전에 협의하고 검토할 것이다. `고객의 돈은 곧 내 돈`이라고 생각하고 업무에 임할 수 있도록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 3년 후의 국민은행은 어떤 모습일까. ▲국민은행은 글로벌 Top 50위권 이내의 은행으로 성장해 있지 않겠는가. 국내에서의 확고한 시장리더십과 적극적인 해외시장 현지화 전략 수행을 통해 존경 받는 기업으로 발전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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