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CEO 신년인터뷰]국민은행장 "올 2분기 실적 턴어라운드"

"올해 순이익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만들겠다"
"최대 채널망과 고객 활용..수수료 비즈니스 방점"
"글로벌 은행과 제휴 통해 해외시장 공략 추진"
..민병덕 국민은행장 신년 인터뷰
  • 등록 2011-01-07 오전 11:39:45

    수정 2011-01-23 오전 9:09:25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민병덕 국민은행장(사진)은 "오는 2분기부터 실적 턴어라운드(회복)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올해 실적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민 행장은 지난 5일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12층 행장실에서 이데일리와 신년인터뷰를 갖고 "유럽 재정위기, 금리인상,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문제 등 국내외 경기 여건 등의 변수는 있다"고 전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민 행장은 "지난해 리딩뱅크의 자존심을 구겼던 실적을 꼭 회복하겠다"며 "개인적 욕심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은 돼야 하지 않겠나"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발언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2007년의 당기순이익인 2조7700억여원을 뛰어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민 행장은 "지난해 인사와 조직개편 등 굵직한 현안을 마무리한 만큼 1월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매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민 행장과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대담=김기성 금융부장, 정리=이학선 이준기 기자, 사진=한대욱 기자]

- 국민은행장에 취임한지 5개월이 지났다. 소감은. ▲취임 후 조직개편 및 대규모 희망퇴직 등 인력 구조 개편 작업을 큰 잡음 없이 추진하면서 영업에 집중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다고 생각한다. 큰 강을 건너고 높은 산을 넘어온 기분이다.  
- 비만증 치료가 완치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보나. ▲그렇다. 시장의 평가를 통해 국민은행의 건강한 체질을 검증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이제 국민은행의 진면목을 보여줄 때가 왔다.

-그렇다면 실적 턴어라운드 시기는 언제인가. ▲지난해 모든 인사와 조직개편 등 굵직한 현안을 마무한 만큼 1월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매진할 것이다. 최대한 빨리 실적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 유럽 재정위기, 금리 인상, 부실 부동산 PF 등 국내외 경기 여건에 등의 변수가 있지만 일단 2분기가 되면 턴어라운드가 될 것으로 본다.

- 당기순이익 등 목표치가 있다면.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은 돼야 하지 않겠나 싶다. 그냥 개인적인 소망이다. 실적을 꼭 회복하겠다는 의지로 봐달라.

- 은행권의 `빅4 체제` 전환으로 경쟁이 만만치 않을 텐데. ▲국민은행과 기업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들이 모두 공격 경영을 예고한 만큼 경쟁은 치열해질 것이다. 하지만 리테일과 홀세일 모두 파이가 한정된 만큼 제살깎기식 경쟁은 지양해야 한다. 결국 금리 프라이스를 놓고 경쟁을 하게 되면 서로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 국민은행만의 특화된 경쟁 전략을 꼽는다면. ▲은행권 최대의 채널망과 고객들을 적극 활용하겠다. 국민은행의 거래 고객은 2600만명이며 실제 활동 고객도 1300만명에 이른다. 이 고객들만 활용해도 자산 등 국민은행의 가치를 충분히 늘릴 수 있다. 고객들에게 최고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피(수수료·fee)를 받는 `수수료 비즈니스`에 방점을 찍을 계획이다.
 - 소형 점포를 늘릴 것이란 계획이 있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기존의 점포와 달리 새로운 유형의 소형 점포를 임기 내 최대 400개 가량을 만들어 볼 계획이다. 현재 경쟁 은행들보다 2000여명을 영업에 배치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 따라서 10명씩만 소형 점포에 배치해도 200개의 소형점포를, 5명씩만 배치해도 400개의 점포를 만들 수 있다. 이를 위해 현재 모든 점포를 대상으로 실사를 벌이고 있다. 먼저 대학 50여개 부근에 소형점포(캠퍼스플라자)를 개설해 추이를 살핀 후 늘려갈 계획이다. 덜컥 한꺼번에 소형 점포를 내서 잘못되면 손실이 클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추진할 방침이다. 수십여명에 달하는 직원을 보유한 기존 대형 점포는 다운사이징(down-sizing)하겠다.

- 소형 점포를 늘리는 까닭은. ▲과거에는 고객들이 직업 점포를 찾아왔지만 지금은 인터넷, 스마트폰 등 자동화기기로 모든 은행 업무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 트렌드를 바꿔야 한다. 상권이 수시로 바뀌는 점을 착안, 점포 운영도 유연하고 발 빠르게 가져가야 한다. 예를 들어 상권이 형성될 조짐이 보인다면 컨테이너박스라도 만들어 선점해 나가는 방식이다.

- 소형점포에 배치될 2000여명은 어디서 차출되나. ▲국민은행은 경쟁 은행보다 인원이 절대적으로 많다. 희망퇴직자와 KB국민카드로의 이동자를 감안해도 직원수는 2만1000여명이다. 여기에 본점인원 2000여명을 영업으로 배치해도 신한의 1만3500여명보다 여전히 5000여명 많다. 문제될 것이 없다.

- 매년 인력 구조조정을 할 계획인지. ▲자연스럽게 (인력 구조조정을) 해나가겠다. 중간층이 두터운 `항아리형` 구조여서 승진이 지연되고 있다. 그러니 일할 의욕이 생겨날 수도 없다.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나갈 사람과 들어오는 사람을 적절히 조절해 적정인원 규모로 맞춰나갈 것이다. 자연스런 순환구조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 당연히 능력이 있으면 연륜에 관계없이 발탁해 승진시킬 것이다. 나이를 무시한다는 원망을 들어도 조직 발전을 위해 능력 위주로 인사를 단행할 것이다.

- 그렇다면 국민은행의 적정한 인원 수준은. ▲무조건 인원을 줄이는 CEO(최고경영자)는 무능력한 CEO다. 비용을 줄여서 이윤을 내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계가 있다. 그래서 내린 복안이 소형점포에 2000여명을 내보내자는 것이다.

- 성과향상추진본부 신설에 대한 직원들의 반발이 크다. ▲예쁜 아기를 낳기 위한 산고로 봐달라. 근무의욕이 없고 성과가 좋지 않고 비협조적인 직원들에게 기회를 줘 조직 발전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것이다. 부정적으로 사람을 퇴출시키는 게 아니다. 벌써부터 (통보를 받은) 대상자들의 마음가짐이 (열심히 일해 보겠다는 쪽으로) 바뀌었다고 들었다. 인력을 강제로 퇴출시키기 위한 구조조정으로 보지 말아 달라.

- 그래도 직원들은 `강제 인력 퇴출` 수순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나중에 보면 알 것이다. 성과향상 프로그램 이수 대상자 중 영업성과가 뛰어난 사람이 나온다면 승진시킬 것이다. 대상자들 모두 경쟁을 통해 어려운 입사시험에 통과한 사람들이다. 동기 부여가 되면 충분히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 해외시장을 강화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당연히 공략하겠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나갈 때 같이 나가 도와주는 방법도 있겠지만 다른 글로벌 은행과의 제휴를 통해 돈을 버는 기회를 만들겠다. 단적인 예가 `론스타`와 같은 해외 사모펀드다. 외환은행 매각으로 수조원의 이익을 올린다. 정상적인 투자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부동산이 바닥에 있을 때 투자해 2~3년 만에 몇 배의 차익을 거두고 빠진다. 우리도 이러한 영업을 해야 한다. 하지만 후발주자인데다 인력 등의 인프라, 해당 국가와의 네트워크 부족으로 단독으로 나서면 위험하다. 그래서 글로벌 은행들과 제휴를 하는 것이다.

- 중점적으로 보는 곳이 있나. ▲아직 구체화된 것은 없지만 KB금융(105560)지주에서는 중국 쪽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주로 동남아 등 개도국이 대상이 될 것 같다. 중국 공상은행, 싱가폴에 있는 은행 등 글로벌 은행과 접촉을 강화하고 있다. 곧 가시적인 성과를 보일 것이다.

- 부동산경기는 어떻게 보나. ▲저점은 찍은 것 같다. 국민은행의 자체 조사 결과, 부동산 거래량이 평소 보다 2배 이상 뛰었다. 지난해 10월 3만건에서 11월 5만5000건이 된 것이다. 지난 3년간 아파트 신규입주 물량이 평균 32만호에서 올해 18만호로 줄었다. 내년과 후년에도 마찬가지로 줄 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대체적으로 대내외 변수만 없다면 거래량 늘고 집값도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본다.

- 중점적으로 지난해에 비해 강화되는 부분은. ▲리스크관리 분야다. 리스크관리 전문가인 사외이사들이 상당히 강도 높게 모든 사업을 들여다보고 있다. 과거 문제가 됐던 카자흐스탄 BCC(Bank CenterCredi)와 커버드본드 발행 등을 교훈삼아 모든 사업을 사전에 협의하고 검토할 것이다. `고객의 돈은 곧 내 돈`이라고 생각하고 업무에 임할 수 있도록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 3년 후의 국민은행은 어떤 모습일까. ▲국민은행은 글로벌 Top 50위권 이내의 은행으로 성장해 있지 않겠는가. 국내에서의 확고한 시장리더십과 적극적인 해외시장 현지화 전략 수행을 통해 존경 받는 기업으로 발전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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