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연방준비회의(FOMC)에서 2023년까지 기준금리 동결 등 비둘기파(Dovish)적인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그간의 입장을 재확인한 정도라 주식시장의 상승 재료로 쓰이진 않겠지만, 재정정책과 맞물릴 경우 우호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평가된다.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 |
|
연준은 16일(현지시간) 이틀간 여린 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연방기금금리·FFR)를 0.00~0.25% 수준, 즉 제로금리로 동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장의 예상과 같았다.
연준은 FOMC 통화정책 성명서에서 “미국 경제 경로는 코로나19 향방에 상당히 의존하게 될 것”이라며 “이같은 도전적인 시기에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모든 범위의 정책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에서 관심을 둔 건 기준금리를 언제까지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부분이었는데, 연준은 2023년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FOMC는 당장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됐던 기준금리 결정보다는 지금과 같은 금리 수준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통화당국 차원의 전망이 더 큰 관심사였다”며 “연준은 올해 경제 성장률을 상향하면서도 내년은 하향했는데, 이는 연준이 단기적 지표 반등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적잖은 기간에 걸쳐 완화적’이란 쪽에 스탠스가 맞춰져 있음을 재확인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FOMC는 연준이 지난달 말 전례가 없는 평균물가목표제(AIT)를 도입하기로 한 이후 처음 열린 회의다. 연준은 이 때문에 성명서에서 기존의 2.0% 인플레이션 목표치 부분을 비교적 큰 폭 수정했다. ‘한동안(for some time)’이라는 문구를 새로 넣어 물가 상승률이 2.0%를 장기간 넘어도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파월 의장은 “당분간 인플레이션이 완만하게(moderately) 오르도록 용인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공 연구원은 “통화 당국 수장이 직접 인플레이션을 용인한다고 발언했단 자체로 AIT 목적과 성격이 명확해졌다”며 “비둘기파적 통화정책 기조가 적잖은 기간 이어질 수 있다고 보여진다”고 관측했다.
이어 “이번 9월 FOMC는 기존 기조를 재확인했단 측면에서 그 자체로 금융시장에 추가적인 가격 변동 요인이 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연준이 저금리 유지와 함께 자산매입 확대 등을 통해 꾸준히 자산시장에 안전판을 제공하겠단 입장을 확인한 만큼 추후 기대되는 재정정책과 맞물리 시 주식 등 위험자산의 우호적 영향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