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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을 불과 9시간 앞두고 가진 주요 방송사 앵커들과의 오찬에서 주요 민주당 인사들에 대해 거친 욕설을 섞어가며 비난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을 자초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를 “더러운 X새끼”(nasty son of a bitch)라고 지칭했다. 민주당 내 유력 대권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해선 “바보”(dumb)라고 묘사했다. 최근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인 민주당 소속 랠프 노덤 버지니아 주지사에 대해서도 “기자회견에서 개처럼 헐떡였다”(choked like a dog)고 깔아뭉갰다.
앞에선 ‘단합’을 외쳤지만, 뒤에선 ‘노골적 비난’을 이어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초당적 협력’ 발언의 빛이 바란 배경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1세기 전 미 의회가 여성 참정권을 부여한 헌법 수정안을 통과시킨 이후 “의회에 그 어느 때보다 여성의원들이 많이 진출했다”고 언급한 대목에선 이들 여성의원도 박수 대열에 동참했다.
한편, 이번 연설에서 ‘지정 생존자’(designated survivor)로 뽑힌 각료는 소니 퍼듀 농무장관이었다. 지정 생존자는 미 대통령 공식 행사에서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직들이 한꺼번에 변을 당할 경우에 대비, 대통령 권한을 대신할 인사를 일컫는다. 일종의 대통령직 수행의 연속성을 보장하기 위한 예방 조치다. 미국 언론들은 “대통령이 연설에서 주요 각료를 언급할 수 있는 탓에 주로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각료가 지정 생존자로 임명된다”고 했다. 퍼듀 장관은 연설 내내 워싱턴D.C 외곽의 모처에서 대통령급 경호를 받으며 머물렀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