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견에 물린 아내, 살려달라고”…피 묻은 손에도 견주는 ‘멀뚱’

대리기사 운전 중 “과속했다”며 정차하게 해
시비 붙던 중 차 안 맹견에 A씨 아내 머리채 물려
막으려던 A씨도 물었는데 견주는 ‘나몰라라’
  • 등록 2024-02-07 오전 9:47:37

    수정 2024-02-07 오전 9:47:54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대리기사와 그의 아내가 손님이 태운 맹견에 크게 물려 다친 가운데 견주는 되레 먼저 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해 억울하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개 물림 사고를 당한 대리기사의 손.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7일 부산 사상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부산 사상구 한 도로에서 대리기사 A씨와 차주 B씨를 폭행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이 사건은 지난 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맹견에게 사람이 물려 피 흘리고 있는데 구경하는 견주’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먼저 알려졌다.

글쓴이이자 맹견에 물린 대리기사 A씨는 이 글을 통해 두 달 전부터 아내와 2인 1조로 움직이며 A씨가 대리운전을 할 때 아내는 다른 차량을 몰고 뒤따르며 A씨의 일을 도와주는 식으로 일을 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다 차주 B씨의 전화를 받고 대리운전을 위해 탑승한 차량에는 로트와일러를 포함한 큰 개와 작은 개 등 세 마리의 개가 있었고 모두 목줄이나 입마개는 하지 않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A씨가 B씨 차량을 운전하고 가던 오전 2시 30분쯤 과속을 한다는 이유로 B씨는 다짜고짜 욕을 하며 차를 세우게 했고 A씨는 할 수 없이 고가도로에서 차량을 세우고 내려야 했다고.

A씨가 차에서 내린 뒤 B씨도 보조석 문을 열어둔 채 차에서 내렸고 두 사람이 시비가 붙자 뒤따라오던 A씨의 아내도 다가와 말렸으나 개들이 아내의 머리채를 물고 공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A씨는 YTN에 “(로트와일러가) 아내 머리채를 물고 끌고 가더라”며 “아내는 소리를 지르면서 살려달라고 하는데 차주 B씨는 저를 누르고 그대로 있었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그러다 A씨가 개를 밀쳐내자 개는 A씨의 손을 물었다. A씨는 “개를 떼어내기 위해 온 힘을 쓰는 5분여 동안 견주는 아무 행동도 하지 않았다. 그러는 동안 경찰이 왔다. 제 손은 누더기처럼 해지고 피가 나는 상태였다”고 밝혔다.

글과 함께 올린 사진에는 당시의 상흔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A씨 손 앞뒤 부분이 모두 찢겨있었으며 A씨 아내의 정수리 부분 머리카락은 뭉텅이로 빠져있었다. A씨는 4주, 아내는 2주의 진단을 받았다.

그런데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쌍방 폭행을 주장했다. 자신도 과속을 항의하던 중 A씨에 맞았다는 것이다.

또 A씨는 “네 손은 누더기처럼 해지고 피가 나는 상황이었음에도 경찰은 개가 차에 있다는 이유로 블랙박스 확보를 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현재 경찰은 A씨 아내 차량에서 블락박스 영상을 입수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폭행 건과는 별개로 B씨가 개들에 대한 관리 의무를 제대로 이행했는지 여부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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