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회사측과 계약한 로펌에 특정 변호사를 해고하라고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증권사기 혐의로 자신을 조사했던 규제기관 출신 변호사를 해고하라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 (사진=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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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해 말 테슬라측이 소송 업무 계약을 한 로펌 쿨리에 전화를 걸어 소속 변호사 1명을 해고하지 않으면 “일감을 잃게 될 것”이라고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테슬라측이 지목한 변호사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출신으로, 과거 SEC에서 머스크의 증권 사기 혐의와 관련 조사 업무를 담당했다. 머스크 CEO를 직접 인터뷰한 적도 있다고 WSJ는 전했다.
해당 사건은 2018년 머스크가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테슬라의 상장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게시물을 올려 주가가 폭락한 건이었다. SEC는 투자자를 기만한 혐의로 머스크를 고소했으며, 머스크와 테슬라에 각각 2000만달러(약 238억원)씩 벌금을 부과하기로 하고 합의했다. 이후 머스크는 재무, 실적, 인수합병 등 사업과 관련한 특정 사안에 대한 내용을 트위터에 게시하기 전 회사 변호사의 검토를 받는 것에도 동의했다.
다만, 머스크의 ‘분노의 대상’이 된 해당 변호사는 로펌으로 직장을 옮긴 이후에는 테슬라 관련 업무에 단 한 번도 관여한 적이 없었다.
WSJ는 쿨리측이 테슬라의 변호사 해고 요구를 거절했고, 테슬라는 지난달 초부터 소송 관련 업무에서 쿨리를 대체하기 위한 몇 가지 조치를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도 쿨리와의 업무 계약을 사실상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