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주둔 유엔군 잇따른 피해…네타냐후 철수 공식 요청

이스라엘 탱크, 유엔군 강제 진입
이스라엘군 “공격 피해 후진한것”
네타냐후 “헤즈볼라에 ‘인간 방패’ 역할”
유엔군 파병 伊·佛 등 이스라엘 규탄
  • 등록 2024-10-14 오전 9:27:04

    수정 2024-10-14 오전 9:27:04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이스라엘 탱크 2대가 13일(현지시간) 새벽 레바논 남부에 있는 유엔평화유지군(UNIFIL) 부대의 문을 부수고 강제 진입했다고 유엔이 밝혔다.

벤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서진=이스라엘 정부 공보국 영상 캡처)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엔은 성명에서 이와 관련해 “UNIFIL에 대한 모든 공격은 국제법을 위반하는 것으로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유엔은 이스라엘 탱크들이 떠난 후 100미터 떨어진 곳에서 포탄이 폭발해 연기를 내뿜었으며, 연기가 UNIFIL 부대 전체에 퍼져 병사들 또한 타격을 입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같은 날 오후 이스라엘군은 친이란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군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해 군인 25명이 부상을 입었다면서 이들을 대피시키는 과정에서 해당 사건이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나다브 쇼샤니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헤즈볼라의 공격이 UNIFIL 초소와 매우 가까웠으며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탱크가 후진했던 것”이라면서 “UNIFIL 기지를 ‘습격’한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스라엘군은 부상병들의 후송을 위해 연막을 사용했으며, 이것이 UNIFIL에 위험을 초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부터 레바논 남부를 시작으로 이스라엘 지상군과 헤즈볼라 간 지상전이 본격화되면서 이스라엘과 유엔은 레바논에 주둔하는 UNIFIL을 두고 대치 중이다. UNIFIL은 지금까지 대원 5명이 부상 당했으며, 이스라엘군이 망루, 카메라, 통신 장비 및 조명을 공격해 감시 능력이 제한되고 있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UNIFIL을 전투 지역에서 철수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연설을 통해 헤즈볼라가 UNIFIL을 ‘인간 방패’로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UNIFIL은 이미 전날 ‘블루라인’상 현 위치에 주둔을 이어간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블루라인은 2006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33일 전쟁 이후 같은 해 8월 유엔이 설정한, 이스라엘과 레바논 사이에서 사실상 국경 역할을 하고 있다. 이곳에는 1만명 규모의 UNIFIL 병력이 주둔하고 있다.

전날 한국을 포함해 UNIFIL에 자국군을 파병한 세계 40개국은 전날 공동성명에서 “역내 긴장 고조 상황을 감안하면 UNIFIL의 역할은 특히 중요하다”면서 “UNIFIL에 대한 최근 일련의 공격을 강하게 규탄하며 적절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UNIFIL에 1000명 이상 병력을 파병한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별도로 이날 네타냐후 총리와 전화통화를 통해 “이스라엘의 공격을 용납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각각 700명의 병력을 UNIFIL에 파병한 프랑스와 스페인도 이스라엘을 규탄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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