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100만원'소액생계비대출, 1년간 18.2만명 이용…연체율 20% 돌파

금융위, 소액생계비대출 출시 1주년 간담회 개최
50만원 이하 대출, 이용자 80% 차지
전액상환시, 재이용 가능…성실상환 유도
채무조정 기능도 강화…고용·복지 연계도 강화
  • 등록 2024-06-12 오전 10:00:00

    수정 2024-06-12 오후 7:04:50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과거 이용했던 고금리 대출로 상환부담에 시달리던 A씨는 이자 상환과 생활비 자금 마련을 위해 부산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 방문해 소액생계비대출을 신청했다. 60대 무직자인 A씨를 상담한 상담직원과 신용회복위원회 채무조정 제도를 연계했다. 또한 상담직원은 A씨의 구직활동과 자격증 취득 소요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는 국민취업지원제도와 내일배움카드제도도 연계했다.

(사진=금융위원회)
금융위원회는 12일 서울 중구 중앙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소액생계비대출 운영 1주년 기념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자리에는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들이 참석했다.

소액생계비대출은 지난해 3월 27일 출시됐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 5월말까지 총 18만 2655명에게 1403억원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자를 분석한 결과, 50만원을 대출받은 사람이 79.9%, 주거비, 의료비 교육비 등 자금용처를 증빙해 50만원을 초과해 대출받은 사람이 20.1%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신용 평점 하위 10% 이하자(92.7%), 기존 금융권 대출 연체자(32.8%). 20~30대(43.6%)가 이용자의 다수를 차지했다. 직업으로는 일용직, 무직, 학생, 특수고용직 등 기타 직업군(69.1%)이 근로소득자(21.8%)나 사업소득자(9.1%)보다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연체율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연체율 추이는 지난해 9월 8.0%에서 올해 5월 20.8%로 뛰어올랐다. 금융당국은 “소액생계비대출은 금융회사 대출 연체 중인 자, 저소득·저신용자 등 상환능력이 취약한 차주를 지원대상으로 하므로 연체율이 더 높은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소액생계비대출 이용자의 성실상환을 유도하기 위해 오는 9월부터 전액상환자를 대상으로 재대출을 허용키로 했다. 이는 이용자 간담회 등에서 다시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자는 의견을 반영한 결과다. 재대출 시 금리에 대해서도 이전 대출에 적용했던 최종 금리(최저 9.4%)를 적용받을 수 있도록 해 이용자의 금리부담을 완화했다. 소액생계비대출의 기본금리는 연 15.9%다.

채무조정기능도 강화할 방침이다. 현재는 이자 성실납부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만기연장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올해 4분기 중에는 미래 이자상환 능력이 있다고 판단하면 원리금 일부(예 10%) 납부 조건으로 만기를 연장하는 제도를 마련할 예정이다. 또 신용회복위원회 상담과정에서 법원을 통한 회생·파산절차 진행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신용회복위원회가 회생·파산 신청과 비용 등을 지원한다.

아울러 소액생계비대출 연체자 등을 중심으로 알림톡이나 유선 상담을 통해 국민취업지원제도 등 고용지원제도와 복지제도를 함께 안내할 예정이다. 또한 서민금융진흥원은 금융회사 대출을 연체한 소액생계비대출 이용자를 대상으로 신용·부채 컨설팅 프로그램을 신설해 연체자의 부채관리를 지원할 예정이다.

김소영 부위원장은 “서민금융은 그 특성상 민간 금융회사가 자금을 충분히 공급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이와 같은 ‘시장 실패’(market failure)를 보완하기 위해 서민금융진흥원과 같은 정책서민금융이 서민 등 취약계층에 대해 자금을 지원함으로써 어려움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며 “많은 정책의 답은 ‘현장’에 있다고 생각하는 만큼 오늘 현장의 목소리를 귀담아듣고 정책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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