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SKT T1 결승행 좌절…확 떨어진 한국리그 경쟁력, 왜?

‘LoL 최강국’ 한국은 이제 옛말
2년 연속 중국對유럽 구도 완성
“정형화된 스타일 파훼..변화 필요”
  • 등록 2019-11-04 오전 9:35:04

    수정 2019-11-04 오전 9:35:04

2019 롤드컵 무대에서 SK텔레콤 T1 소속 ‘테디’박진성(사진 왼쪽) 선수와 ‘에포트’ 이상호 선수가 경기를 하고 있다. 라이엇 게임즈 제공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더는 한국을 ‘리그 오브 레전드(LoL) 최강국’이라고 말할 수 없는 시기가 됐다. 2년 연속 유럽과 중국 프로팀에 결승 무대를 내주면서, 한국은 지역 경쟁력 강화와 리그 재정비라는 큰 숙제를 안게 됐다.

지난 3일 스페인 마드리드 팔라시오 비스탈레그레에서 열린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4강에서 SK텔레콤(017670) T1은 유럽 G2 e스포츠에 세트 1대3으로 패했다.

앞서 2일 열린 중국 인빅터스 게이밍(IG)와 중국 펀플러스 피닉스의 지역 내전에서는 펀플러스가 세트 3대1로 승리, 2년 연속 유럽과 중국의 맞대결로 결승 대진이 완성됐다.

유럽과 중국을 대표하는 G2와 펀플러스는 오는 10일 프랑스 파리로 격전지를 옮겨 ‘LoL 세계 최강팀’ 타이틀을 놓고 맞붙는다. 작년에도 유럽 프나틱과 중국 IG가 한국에서 열린 롤드컵 결승에 올라, IG가 중국 팀 최초로 롤드컵 트로피를 거머쥔 바 있다.

한국은 지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롤드컵 우승을 독식한 명실상부 ‘LoL 강국’이었다. 특히 2015년부터 3년 동안에는 한국 LCK 소속 팀들이 모두 결승 무대에 올라 우승과 준우승을 싹쓸이하는 등 최고 전성기를 구가했다. 올해 결승 진출에 실패한 SKT는 3회 우승으로, 대회 역사상 최다 우승 팀이기도 하다.

하지만 3개 출전 팀이 모두 8강 문턱에서 떨어졌던 작년 롤드컵 참사를 기점으로, 올 상반기에 열린 국제대회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에서도 부진한 성적을 거두면서 한국 LCK의 경쟁력에 의문부호가 달리기 시작했다. 2년 연속 롤드컵 결승 진출 실패는 LCK 전성시대의 마침표를 찍는 결정타로 여겨진다.

한국 프로리그 LCK뿐 아니라 한국인 선수들의 활약 비중도 예년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작년과 올해 MSI 정상에 올랐던 중국 로얄 네버 기브업(RNG)과 유럽 G2는 모두 한국인 선수가 한 명도 없는 팀이다. 올해 롤드컵 결승 무대도 펀플러스 소속 ‘도인비’ 김태상과 ‘김군’ 김한샘을 제외하면 모두 해당 지역의 선수들로 로스터가 꾸려진 점이 눈길을 끈다.

LCK 해설진을 비롯한 업계 관계자들은 한국 팀들의 전술에 대한 파훼법을 해외 팀들이 마련했다는 점과 전체적인 리그 수준의 상승, 투자의 차이 등을 경쟁력 약화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 LCK 팀들의 지키는 플레이, 안전 제일주의 전략은 최근 메타(흐름)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몇 년 전부터 지속해서 제기돼왔다”며 “해외 리그는 최근 빠른 경기 템포와 적극적인 교전, 과감하고 도전적인 밴픽(챔피언 선택) 등으로 메타를 바꿔왔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투자 규모에서 중국을 따라잡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이럴 때일수록 선수 육성에 더욱 힘써야 한다”며 “각 팀마다 체계적인 유소년 시스템을 갖춰나가고 있는 단계인 만큼, 한국 프로리그의 경쟁력이 다시 살아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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