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서거]윤여준 "'YS 적통' 주장말고 민주주의 후퇴 부끄러워 해야"

"靑수석들과 기탄없이 말해…심기 거슬러도 언짢은 기색 없어"
  • 등록 2015-11-26 오전 9:44:38

    수정 2015-11-26 오전 9:44:38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26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이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정치적 ‘아들’ ‘제자’를 자처하는 것에 대해 “그 분의 대를 이은 세력이라고 하기에 앞서 말이라도 국민들한테 ‘두 분들의 뜻을 충분히 살리지 못한 것 죄송하다’는 말을 먼저 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전 장관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김영삼·김대중 두 전직 대통령이 중심에 서서 민주화투쟁을 이끌어 민주화가 앞당겨졌는데 그 이후에 등장했던 양반들은 ‘민주주의를 더 발전시키고 성숙시켜야 되는데 거꾸로 갔다’, 완전히 거꾸로 가는 건 아닐지라도 ‘상대적으로 후퇴했다’ 이런 얘기를 들었으면 사실 부끄럽게 생각을 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전 장관은 “아마 최근에 국민들의 추모 열기가 뜨거워지니까 당장 정치적으로 그분의 대를 이은 세력이라는 것을 더 국민들에게 부각시키고 싶은 욕심이 있어서 그런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고 해석했다.

윤 전 장관은 문민정부 청와대 대변인 겸 공보수석을 지낼 당시에 대해 “참모들을 대하시는 태도도 격식이 거의 없었다. 아주 자유롭게 얘기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셔서 그 당시 청와대 수석들은 대통령 앞에 가서 기탄없이 말을 했었다”며 “심기를 거스르는 얘기를 해도 전혀 언짢은 기색도 안 하시고 말을 중간에 제재하는 법도 없었다”고 회고했다.

윤 전 장관은 문민정부의 공과에 대해 “최대의 성과라면 취임하시자마자 군사권위주의를 해체한 것, 하나회 숙청으로 시작해 역사 바로 세우기로 마무리가 된 것”이라며 “군사권위주의를 신속히 해체해 다시는 군이 개입할 수 없도록 제도화한 것이 아무리 시간이 오래가도 덮을 수 없는 가장 뚜렷한 업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쉬운 점이 있다면 IMF(국제통화기금) 사태를 맞은 것이다. 아쉽다기보다 뼈아픈 것”이라며 “많은 국민들에게 큰 고통과 충격을 준 것인데 그 점은 못내 가슴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윤 전 장관은 YS 차남이자 문민정부 ‘소통령’으로 알려진 김현철 씨에 대해 “단순히 부자관계가 아니고 가장 신뢰하고 뭐 능력 면에서도 굉장히 뛰어나 가장 아버지가 신뢰하는 참모였다”며 “김영삼 대통령에 대한 재평가도 나오는 마당에 본인이 정치적 의지가 있다면 그것까지 나무랄 순 없지 않나 싶다. 선택은 국민이 하시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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