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국회에서 공기업들의 과도한 이익잉여금을 국고로 환수해야 한다는 주장이 줄곧 제기돼 왔으며, 이에 정부가 처음으로 공기업 배당 강화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17일 "국회의 지적대로 공기업들의 배당성향을 높이기 위해 내부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일률적인 기준적용은 어렵더라도 정부의 정책 의지를 반영해 최저배당제 도입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재정 건전성이 다소 악화된 만큼 공기업 배당 강화 방안을 마련해 보겠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17일 오전 10시3분 이데일리 유료서비스인 `마켓포인트`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발간한 `2008 회계연도 결산 쟁점분석`에 따르면 지난 3년간 매년 배당한 17개 정부출자기관의 평균 배당률은 13.04%, 배당성향(배당금/당기순이익)은 19.28%로 2008년 코스피 상장사 평균 배당성향인 24.07% 보다 낮은 실정이다.
예산정책처는 "공기업별 배당이 기준없이 천차만별인 가운데 과도한 이익잉여금을 쌓으면서 `방만경영`이 발생하고 있다"며 "사실상 독점적 영업을 보장받고 있는 공기업들이 경쟁체제인 상장사보다 더 많은 이익유보금을 쌓고, 배당을 더 적게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2006년부터 2008년까지 3년간 정부가 출자기관으로부터 거둬들인 배당금은 총 2조5644억원이다. 2006년 8504억원에서 2007년 7762억원으로 줄었다가 2008년 9378억원으로 다시 늘어났다. 2009년 배당금은 3400억원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석유공사, 도로공사, 수출입은행, 농어촌공사, 수자원공사 등의 배당률은 1%가 채 되지 않는다. 석유공사는 연평균 2238억원의 순익을 거두면서도 평균 1억원(이하 배당률 0.52%)만 정부에 배당했다. 도로공사 역시 550억원의 순익중 6억원(0.03%)을 배당했고, 수자원공사도 1949억원의 순익중 302억원(0.55%)만 정부가 가져갔다.(표 참고)
현행 상법상 이익준비금 적립비율은 10% 이상으로 돼 있지만 대부분의 공기업들은 20%이상으로, 한국산업은행은 40%로 규정하고 있다. 또 대부분의 공기업은 이익준비금 외에도 사업확장적립금으로 20%이상을 적립, 이익금의 40%가량을 사내 유보토록 하는 실정이다.
예산정책처는 이같은 과다한 이익잉여금의 사내유보가 사업확장에 쓰이기보다 금융투자상품에 투자돼 이자수익 등을 직원 복리증진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석탄공사는 지난해 노사 이면합의를 통해 인건비를 편법 인상하고, 근거없는 수당을 지급했다. 기업은행도 2008년 당기순익 7670억원중 7억원(0.09%)만 정부에 배당하고 나머지 잔액을 전부 사내유보하면서 성과급 최고한도인 월 기본급의 275%를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작년 12월 `정부출자기업체의 정부배당에 관한 기준`을 제정했으나 배당에 관한 기준이 추상적·선언적으로 규정돼 실효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예산정책처는 "정부가 제정한 배당에 대한 기준이 실효성을 갖도록 설치법에 배당기준을 명시하는 방안 등도 추진해야 한다"며 "최저배당성향 도입 등을 통해 이익금의 정부배당, 국고납입 확대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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