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선포 후 "유서 쓰고 대기"...군인 아들 얘기에 '발칵'

허영 민주당 의원 “계엄 후 새벽 유서 썼다” 주장 나와
비상계엄 투입과 무관한 일반 부대에서 발생
  • 등록 2024-12-07 오전 11:17:07

    수정 2024-12-07 오전 11:17:07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 강원도 접경지에서 복무 중인 군인들에게 유서를 쓰라는 지시가 내려졌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4일 새벽 계엄군이 국회를 나서고 있다.(사진=뉴스1)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5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12월 4일 0시 40분께 비상계엄이 유지된 그날 강원도 접경지에서 군 복무 중인 아들로부터 한 부모가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았다”며 “메시지에는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 새벽에 군장하고 유서 쓰고 총 챙겨서 시내 진지 구축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말했다.

허 의원이 김성호 국방부 차관에게 “이 상황을 체크하지 못한 것이냐”고 묻자 김 차관은 “확인하겠다”고만 답변했다.

해당 메시지를 부모에게 전한 군인은 지난 3일 비상계엄에 투입된 계엄군(특전사 707특수임무단, 제1·3공수특전여단, 수방사 군사경찰특임대)이 아닌 일반 부대의 군인으로 윗선의 지시를 받고 유서를 작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군 복무 중인 자녀를 둔 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비상계엄 당일 군인 아들과 아버지의 통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게시물에는 전방부대 소대장인 군인 아들과 아버지 A씨가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직후 통화한 음성파일이 담겨 있었다.

통화에서 A씨가 “너 언제 (비상) 연락왔어?”라고 묻자, 아들은 “한 10분 전에 비상 출근 명령이 내려왔다. 상황이 뭐냐? 지금 자다가 일어났다”고 답했다.

A씨는 “계엄령 내렸다. 비상계엄 내렸다. 잘 들어라. (북한) 도발 아니다. 대통령이 그냥 내린 것”이라며 “네 목숨 지키는 것이 제일 중요하고, 민간인을 공격하거나 살상하는 행위를 절대 하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이어 “소대원들 잘 지키고, 네 목숨 지키는 것이 제일 중요한 문제다. 너는 계엄 때 군대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지 않느냐. 너 실탄 지급받고 애들 다뤄야 한다. 네 소대원들 잘 다뤄라”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네 목숨 잘 챙기고 절대 민간인 해치는 행위를 하지 말라”고 강조하면서 “엄마한테 빨리 전화해라. 엄마 걱정 안 하게 말 잘하라”고 덧붙였다.

A씨는 아들의 부대는 비상계엄 당시 동원되지 않았지만 지난 1979년 계엄 당시 전방에 있던 9사단이 동원됐던 사실이 떠올라 “아들과의 마지막 통화일 수 있다는 생각에 음성녹음을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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