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거래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사진=연준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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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연준의 내부 감찰기구는 이날 공개된 내부 보고서에서 보스틱 총재의 규정 위반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결과 2017년 애틀랜타 연은 총재로 취임한 그는 2018년 3월부터 2023년 3월까지 연준의 정책 회의 기간 제 3자를 통해 154건의 거래를 진행하는 등 거래 규정을 반복적으로 위반했다. 연준 규정상 해당 기간엔 공공 연설 및 거래가 금지돼 있다. 감찰관은 보스틱 총재가 해당 기간 거래가 이뤄지는 것을 막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보고서는 보스틱 총재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밀 정보를 기반으로 거래를 하거나 이해상충을 일으킨 증거는 없으나 그가 시행한 거래의 범위와 시기는 중앙은행에 대한 대중의 신뢰 차원에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고 판단했다.
보고서는 “조사 결과를 종합할 때 보스틱 총재는 기밀 정보를 기반으로 거래를 하거나 이해상충을 일으키는 것처럼 보였다”면서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애틀랜타 연은의 행동 강령에 따라 보스틱 총재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2022년 10월 보스틱 총재 본인이 규정을 위반했다고 스스로 밝힌 후 시작됐다. 향후 추가 조치는 연준 이사회와 애틀랜타 연은이 결정한다. 연준 이사회는 이번 조사 결과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이사회는 성명을 통해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이사회 전체가 보고서의 세부 사항을 신중히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몇 년간 연준 관리들은 윤리적 문제로 인해 더 많은 감시를 받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연준은 2022년에 거래 규정을 개정해 공직자의 투자 및 거래 활동에 대한 전면적인 제한을 부과했다.
앞서 로버트 카플란 전 댈러스 연은 총재와 에릭 로젠그렌 전 보스턴 연은 총재가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시장 안정을 위해 연준이 다양한 시장 조치를 취할 당시 수많은 거래를 수행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각각 총재직에서 사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