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 가스공급 협상 또 난항…유럽 가스대란 우려

러 "우크라 가스대금 추가보증" 요구
  • 등록 2014-10-22 오전 9:50:00

    수정 2014-10-22 오전 9:50:00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가스공급 계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추가 조건을 요구하면서 협상이 난관에 부딪혔다. 겨울을 앞두고 유럽에서는 가스공급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5일 이내 글로벌 은행이나 국제기구가 가스 대금을 지불보증하겠다는 증거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알렉산더 노바크 러시아 에너지장관은 “우크라이나가 가스대금을 지불할 수 있는 자금원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지급할 수 있는 현금은 많지 않은데, 이 문제에 대해 추가논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러시아측은 지급보증 주체로는 국제통화기금(IMF), 유럽투자은행(EIB) 같은 국제기관 이나 규모가 크고 안정적인 글로벌 은행이 보증을 서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예산을 활용하는 방안도 거론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6월 우크라이나 가스공급을 중단했다. 가스공급 가격을 둘러싸고 입장 차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는 우크라이나와 동부지역 반군과 내전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지난 주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협상 끝에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다시 들여오기로 전격 합의했다. 내년 3월 말까지 천연가스 공급가격을 1000㎥ 당 385달러로 못 박고,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가즈프롬에 미지급 가스대금 31억달러를 분할 지급하는 조건이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가스공급 협상은 이달 2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재개된다.

얼마 전까지 이 협상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가스비 지급방법에 대해 합의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러시아가 다시 추가조건을 요구하면서 협상의 앞날이 불투명해진 상태다.

양 측이 이달 말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한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겨울을 코앞에 두고 유럽에서 가스공급 대란이 벌어질 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어서다. 러시아는 EU가 사용하는 가스의 30%를 공급한다. 이 가운데 절반은 우크라이나 가스관을 경유해 유럽으로 들여오는 상황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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