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삼성의 위기, '이건희 회장 신경영'서 해답 찾아라

7일 이건희 회장 '신경영 선언' 23주년 맞아
과거 중공업·건설 위기, '인재·기술' 미래준비 성공경험
  • 등록 2016-06-06 오후 2:08:14

    수정 2016-06-06 오후 6:06:34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이건희 삼성 회장의 ‘신경영 선언’ 23주년을 맞아 최근 위기를 겪고 있는 삼성중공업·물산 등 계열사들이 다시 한번 신경영 정신을 되새기고 있다. 양적 사고방식의 체질을 질 중심으로 바꾸고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발전시키자는 핵심 메시지가 다시 한번 주목되고 있는 것.

이 회장은 1993년 6월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신경영 선언을 통해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자”며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이 선언은 삼성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운 핵심 성장동력이 되었다. 이 회장이 신경영을 선언한 후 왕성한 경영활동에 나섰던 1990년대에도 중공업과 건설 등 계열사들은 위기를 맞았던 경험이 있었다. 이 회장은 ‘핵심 인재와 기술력’에서 위기극복의 답을 찾았다.

1990년대 중반 삼성중공업(010140)은 밖으로는 해외 조선업체에 치이고 국내에서는 경쟁사에 밀리는 기업이었다. 삼성중공업은 미래성장을 위해 깊은 바다에서 원유와 가스 시추작업을 수행하는 ‘드릴십’ 사업에 승부를 걸었다.

하지만 1999년부터 2004년까지 유가 안정으로 비용이 많이 드는 심해 시추 수요가 줄어들면서 드릴십 발주가 사라졌다. 그래도 삼성중공업은 드릴십 사업을 버리지 않았고, 일감이 끊어진 5년간 드릴십 설계기술을 자체적으로 확보하고 공장 자동화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 기회로 삼았다.

2005년부터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드릴십 주문이 밀려들기 시작했다. 이 회장이 드릴십 사업을 버리지 않고 미래를 내다보고 준비한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삼성중공업은 1996년 이후 전 세계 드릴십 분야에서 독보적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삼성물산은 IMF외환위기 직후 진행된 고강도 구조조정 과정에서 관련 기술 인력의 상당수를 퇴출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하지만 이 회장의 강한 의지로 삼성물산 핵심 기술 인력은 남을 수 있었다. 이들은 수년 후 세계 초고층 건물로 꼽히는 아랍에미레이트(UAE) 부르즈 할리파 공사 수주를 하게 된 밑거름이 됐다.

2010년 삼성물산은 부르즈 할리파 건설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면서 세계 톱3 초고층 건물 건립에 모두 참여한 건설회사라는 타이틀을 획득하며 글로벌 마천루 시장의 최강자 위치를 입증했다.

이 회장이 와병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지 2년이 지난 지금 삼성중공업은 조선업 불황의 직격탄을 맞아 생존을 위해 채권은행에 자구계획안을 제출했다. 해외공사 손실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삼성물산(028260)은 희망퇴직 등 인력 구조조정 이야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신경영’ 선언의 촉매제 역할을 했던 후쿠다 다미오 전(前) 삼성고문은 지난해 6월 신경영 선언 22주년을 맞아 삼성그룹 사내 미디어인 ‘미디어삼성’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지금 진지하게 고민해 변화하지 않는다면 10년 후 삼성의 미래는 없다. 글로벌 1위 기업으로 더 신중하고 효과적인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그룹은 7일 맞는 이 회장의 ‘신경영 선언’ 23주년과 관련해 별도 행사를 열지 않고 차분하게 보내기로 했다.

삼성은 매년 6월7일 신경영 기념식을 진행해오다 2014년 이 회장이 입원하면서 별다른 행사를 열지 않았다. 2013년 신경영 선언 20주년을 맞았던 때는 학술포럼 등 대규모 행사를 열기도 했다. 지난해의 경우 사내 특별방송을 통해 신경영 선언의 의미와 중요성을 기념했고, 임직원들은 입원 중인 이 회장의 쾌유를 기원했다.

1993년 신경영 선언 당시 이건희 삼성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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