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허먼 멜빌의 중편 `필경사 바틀비`(1853)와 한강의 단편 `채식주의자`(2004)는 누구도 굴복시킬 수 없는 지독한 수동성으로 저항하는 이들에 대한 이야기다. 이들의 저항은 좀 다르다. 아예 자신의 체제를 무화시켜 상대를 교란시키는 거다.
한국사회의 계급성을 살피는 데는 `하녀`만한 콘텐츠가 드물다. 원작이 나온 지 50년 만에 리메이크된 영화 `하녀`는 1960년대와 2010년대에 변모한 계급의식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계급 소멸에 따라 소멸해 가는 삶에 관해선 영화 `워낭소리`와 영국 작가 존 버거의 장편소설 `그들의 노동에 함께 하였느니라`가 비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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