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화두로 떠오른 `상생협력`..실무자 생각은?

포스코 상생협력실천사무국 정태수 차장
"대기업의 일방적 지원이 진정한 의미의 상생은 아니다"
"일부 대기업 경영진, 아직 상생에 관심 없고 지원 적어"
  • 등록 2010-07-30 오전 10:38:05

    수정 2010-07-30 오전 10:38:05

[이데일리 이창균 기자] "상생협력이란 개념이 `지속 가능성`을 갖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이 선행돼야 할 것이고요."

포스코(005490)에서 상생협력 실무를 맡고 있는 정태수 상생협력실천사무국 차장은 최근 들어 부쩍 높아진 `상생협력`에 대한 관심에 뿌듯하지만, 한편으론 걱정도 앞선다고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참여정부` 시절 주요 정책기조였던 상생협력은 정부가 바뀐 뒤 다른 정책들에 밀려 주목받지 못했다. 최근 다시 `화두`로 부각되고 있지만, 정부 정책기조 변화에 따른 `학습 비용`을 충분히 치룬 터라 대기업들도 섣불리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
 
정부가 일관성 있는 정책과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줘야 산업계에 상생협력이 제대로 정착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포스코에서 5년째 상생협력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정 차장은 "이제 상생에 대한 새로운 개념 정립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그는 "대기업의 일방적 지원이나 중소기업의 의존적 태도에만 머물러선 안 된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노력하고 서로 이끄는 모습`이 진정한 의미의 `상생`"이라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포스코의 경우 `성과공유제(Benefit Sharing)`를 통해 과제개선 등 성과에 대한 이익을 협력업체와 공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이 가진 기술 노하우를 활용하고, 기술력 향상에 매진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 정 차장은 "맹목적인 지원만이 상생협력의 답은 아니다"면서 "노력하지 않고 대기업의 지원만 기대하는 일부 협력업체들의 태도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삼성, LG, 포스코 등 대기업에서 상생협력을 담당하는 실무진들의 경우 상생협력재단과 전경련 등의 행사를 통해 잦은 교류를 갖고 있다. 이런 만남을 통해 서로간의 정보를 공유하고, 고충을 털어놓기도 한다.

정 차장은 "사실 대기업의 상생협력 담당자들을 만나보면 정부의 `상생 드라이브`에 빠르게 대응하기 어렵다는 고민을 얘기한다"며 "특히 상생에 크게 관심이 없던 일부 오너 기업들의 경우 실질적 지원이 거의 전무한 상황에서 정부 정책에 맞춰가자니 애로사항이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새롭게 법제화되는 `ISO26000(사회적 책임에 대한 국제표준)`에도 주목했다. `ISO26000`이 산업계의 새로운 키워드로 부상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 차장은 "이제 곧 ISO26000이 법제화되는데 기업의 사회적 책임, 즉 상생협력이 `글로벌 화두`로 떠오르게 될 것"이라며 "대기업이 모든 협력사들을 컨트롤하는 `기업 생태계` 시대가 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런 때일수록 상생협력이란 화두가 정부의 일관된 지원 아래 `지속 가능한` 개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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