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현대차(005380)가 쇠고기 문제로 촉발된 이른바 `쇠고기 정국`의 불똥이 뜻하지 않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정국`으로 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국측의 쇠고기 추가협상(재협상) 요구가 미측에 받아들여질 경우 차후 자동차 협정에서 상응하는 미측의 요구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기 때문이다.
한국에 있어 자동차 협정은 한미FTA의 최대 수혜업종이지만 미측의 가장 큰 불만거리로 꼽힌다. 현대차 내부에선 이번 `쇠고기 불똥`이 한미FTA 논의로 이어지는 것을 떠나 한국차에 대한 미국민의 감정을 자극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쇠고기에 대한 불신감이 반미구호와 섞여 확산되면서 미국내 여론이 악화될 수 있고 이는 실적악화에 시달리는 미국 차 업계가 호재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한국차에 불똥이 튈 여지는 곳곳에 산적해 있고 이에 따라 현대차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 베르나·아반떼 가파른 상승곡선..美시장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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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차 미국 판매법인(HMA)의 실적은 전년대비 5.8% 증가한 4만6415대였다.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같은 기간(2.8%) 보다 0.5% 포인트 늘어난 3.3%를 기록했다.
이런 실적은 베르나와 아반떼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기 때문에 가능했다(그래픽 참조).
지난달 베르나는 6941대, 아반떼는 1만3645대가 팔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89.2%, 46.5% 급증했다. 미국내 고유가와 경기위축 등에 따라 소비자들이 소형차를 선호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조남홍 기아차 사장은 이와 관련, "최근 고유가로 미 시장은 소형차나 준중형의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며 "이런 추세는 세계시장의 트렌드"라고 말했다.
그러나 소형차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에서는 한국의 `쇠고기 정국`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싹트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WP)가 11일(현지시간) 다룬 한국민의 대규모 촛불집회와 관련한 인터넷 기사에 `한국차 수입금지로 보복해야 한다`는 내용 등의 리플이 달리기도 했다.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한데 한국민이 안전하지 않다고 하는 만큼 한국산 자동차에 대해서도 똑같이 적용해야 한다는 논리다.
◇ 쇠고기문제 車에 불똥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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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당초 올 4~5월께로 예상했던 한미FTA 비준 처리는 물건너갔고 현대차는 이번 `쇠고기 정국`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 노심초사하는 상황을 맞고 있다.
찰스 랭글 미 하원 세입위원장이 한미FTA에서의 차 문제를 거듭 제기하고 포드와 크라이슬러 등 미 자동차 업계를 등에 엎은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후보도 "한미간 자동차 협정은 불공정하다"며 전면 재협상을 주장하고 있어 미측의 분위기가 그리 녹록치 않다.
강상민 동양종합금융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단 쇠고기 협상을 지켜봐야겠지만 극단적인 경우 미측이 국산차에 대한 추가관세 요구나 자국의 관세철폐를 접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어찌됐건 미측은 한국의 방어벽을 뚫어 문호를 넓히는게 목적"이라며 "이에 따른 대책 마련이 현시점에선 더 합리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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