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모쪼록 큰 사업가가 돼 헐벗은 동포들을 구제하는 민족자본가가 되길.”(이육사 시인) “반드시 큰 사업가가 돼 독립운동 자금을 내놓겠다.”(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교보생명의 공익재단인 대산문화재단은 교보문고와 함께 이육사 탄생 120주년 기념 시그림전 ‘절정絶頂, 시인 이육사’를 이달 29일까지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교보아트스페이스에서 개최한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독립의 꿈을 시로 노래한 시인 이육사(1904~1944)의 탄생 120주년과 순국 80주기를 맞아 그의 시 20편을 그림으로 재해석해 선보인다. 참여 화가들은 이육사 시인의 대표 시 스무 편을 각자의 개성과 해석을 담아 그림으로 형상화했다. 시인의 탄생과 순국을 기념하고 기억하는 자리인 동시에 대산문화재단과 교보생명이 시인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는 특별한 의미도 담았다.
신창재 이사장은 “대산문화재단과 교보생명의 창립자인 대산 신용호 선생이 일찍이 이육사 시인을 만나 ‘큰 사업가가 되어 헐벗은 동포들을 구제하는 민족자본가가 되길 바란다’는 시인의 말씀을 듣고 독립운동자금을 지원하게 됐다”며 “이를 계기로 민족을 위한 큰 뜻을 품게 됐다고 한다”고 말해 이육사 시인과 신용호 창립자의 각별한 인연을 소개했다.
교보생명 창립자인 대산 신용호(1917~2003) 회장은 청년 시절 항일 시인 이육사(1904~1944)를 일제강점기 중국에서 만났다. 신 창립자는 훗날 시인의 당부를 마음에 새기고 대한교육보험(교보생명)을 설립하고 창립 이념을 ‘국민교육 진흥’과 ‘민족자본 형성’으로 삼았다. 이육사는 신 창립자에게 경술국치 이전 조선에서 벌어진 난맥상을 얘기하며 사업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때부터 신 창립자는 인재를 기르고 민족자본을 형성해 경제 자립의 기반을 구축하는 일을 평생의 사명으로 여겼다. 1958년 대한교육보험 설립과 함께 선보인 교육보험은 세계 어디에도 없는 독창적인 상품으로 ‘담배 한 갑 살 돈만 아끼면 자녀를 대학에 보낼 수 있다’는 희망을 서민에게 안겨줬다.
| 6일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신창재(왼쪽 두번째) 대산문화재단 이사장과 이육사 시인의 딸 이옥비(왼쪽 첫번째) 여사가 ‘이육사 탄생 120주년 기념 시그림전’을 둘러보고 있다.(사진=대산문화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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