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스케치]미소 띤 이주열, 얼어있는 신참들

한국은행, 13일 '기준금리 결정' 금통위 개최
  • 등록 2016-05-13 오전 9:42:08

    수정 2016-05-13 오전 9:42:08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남대문로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해 회의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13일 오전 서울 소공동 한국은행 본관 15층.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리는 이 회의장을 긴장감이 짓눌렀다. 신임 이일형 조동철 고승범 신인석 금통위원이 처음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자리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건 ‘돈의 값’을 새로 매긴다는 의미다. 가계 기업 정부 등 우리 경제주체 모두에 영향을 준다는 뜻이다. 그 어떤 정책과 비교해도 가볍지 않다. 그만큼 이날 회의장 공기는 무겁고도 무거웠다.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출신 고승범 위원과 자본시장연구원장 출신 신인석 위원이 오전 8시57분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예상대로 상기된 표정이었다. 두 인사는 자리에 앉은 뒤 미동도 없이 정면만 응시했다.

1분 뒤, 한국개발연구원(KDI) 수석이코노미스트 출신 조동철 위원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출신 이일형 위원이 들어왔다. 기존 함준호 위원, 장병화 부총재(당연직 금통위원)와 함께 였다. 통화정책을 담당하는 윤면식 부총재보도 같은 시각 입장했다.

한동안 무거운 침묵만 흘렀다. 첫 기준금리 결정이라는 부담감 때문인지 신참 금통위원들은 별다른 말이 없었다. “좀 얼어있는 것 같다”는 말도 나왔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처럼,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라는 이 신참들은 첫 금통위에서 일단 자신의 ‘색깔’을 아껴둘까.

어색한 분위기를 깬 건 곧이어 입장한 이주열 총재였다. 간간히 비친 이 총재의 미소는 ‘아이스 브레이킹(ice breaking)’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지난 몇 달과 비교하면 오히려 여유마저 느껴졌다.

이 총재는 자리에 앉은 후 취재진을 한번 둘러보고 “신임 위원들에 대한 관심이 아주 많네요”라며 인사를 건넸다.

이데일리가 최근 경제·금융 전문가 14명에게 이번달 기준금리 전망을 설문한 결과, 12명이 동결로 내다봤다. 전체의 86%다.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채권시장 전문가 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도 비슷했다. 응답자 85.7%가 동결을 예상했다.

이 총재는 평소 “한은은 구조조정에 전문성이 없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이번달은 범정부 차원의 구조조정 방식에 가닥이 잡히지 않은 시기다. 한은이 섣불리 나서기 애매하다. 이 총재의 미소는 기준금리 동결을 암시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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