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막상 휴가 계획을 짜려고 하니 한편으로 걱정되는 부분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칠순에 가까운 김 씨의 아버지는 당뇨가 심하고, 알레르기성 비염을 앓고 있는 막내 아들 역시 장거리 항공 여행을 할 수 있을지 엄두가 나지 않는다.
백혜리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내분비내과 과장은 “만성질환을 가진 이들에게 여름 휴가철은 특별한 주의를 요한다”고 조언했다.
◇ 집 떠난 만성질환, 응급상황엔 속수무책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 여파로 인해 때이른 여름휴가를 준비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휴가기간 동안의 장거리 여행이 누구에게나 용이한 것은 아니다. 특히 꾸준한 관리와 응급사태에 대한 대응책이 반드시 필요한 만성질환자는 일반인과는 다른 준비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만성질환 당뇨는 평소 혈당관리와 약물 복용이 중요하며 여행지에서의 식단을 점검하고, 여행 기간 동안 복용할 약은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미리 처방 받아야 한다.
뜨거운 모래사장이 도움이 된다는 애기는 속설일뿐, 당뇨환자에게는 발의 위생 상태를 깨트릴 수 있어 오히려 좋지 않다.
평소 코감기를 달고 사는 대표적 만성질환 축농증 환자는 중이염을 주의해야 한다. 비행기 이·착륙 상황에서는 귀가 먹먹하고 고통스러운 항공성 중이염이 쉽게 발생한다. 이는 외부 압력의 변화에 기인하는 것으로 껌, 사탕을 먹거나 하품을 하는 것으로 어느 정도 완화된다.
일부 항공성 중이염은 코감기 때문에 심화되기도 한다. 코감기는 콧속 점막을 부어 오르게 만드는데, 콧속 점막은 귓속 점막과 이어져 귀가 먹먹한 느낌을 심하게 한다. 때문에 평소 콧물과 재채기를 달고 사는 알레르기성 질환자들은 항공성 중이염에 좀 더 쉽게 노출된다. 항공성 중이염은 이따금 만성 중이염으로 발전하기 때문에 귀마개나, 전문 의약품을 처방 받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심혈관질환, 여름에 더 위험해
냉수마찰이나 에어컨에 직접 차가운 바람을 쐬는 것 모두 혈관계질환자들이 피해야 할 요소다. 운동은 되도록 온도가 높지 않은 아침·저녁 시간대를 활용하고, 한 시간 이상 야외활동을 할 때는 반드시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 탈수를 방지해야 한다.
만성질환자들에게는 갑작스러운 감염이나 사고 역시 중대한 위기상황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요구된다. 최근 유행한 바 있는 메르스 바이러스의 경우 만성 신장질환이나 폐질환자들에게 특히 더 심각한 상황을 초래했다. 만성질환자는 평소 질환 관리로 인해 장기간 약물 복용과 심신의 면역력 저하로 외부 바이러스의 침입에 취약할 수밖에 없고, 사고를 당했을 때 신체 회복력도 현격히 떨어진다.
백혜리 과장은 “만성질환자는 보호자와 주치의에게 반드시 행선지와 여행 계획을 알려 위급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며 “ 특히 해외에서 여행을 할 때는 응급사태에 대비해 현지어로 작성된 안내문을 작성해 소지하도록 하고, 즉각 활용할 수 있는 응급의료 시스템을 사전에 확보해 두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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