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한국의 메디치家 되겠다"

신세계, 인문학 전파에 매년 20억씩 지원
전국 대학서 인문학 지식콘서트 개최
20명 청년 선발해 10일간 무료 로마行
"인문학이 유통에 감성적 요소 가미하는 동력"
  • 등록 2014-03-25 오전 11:54:56

    수정 2014-03-25 오후 1:10:26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신세계(004170)그룹이 ‘한국의 메디치 가문’이 되겠다는 포부를 25일 밝혔다. 연간 20억원씩 투자해 본격적인 인문학 확산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메디치가는 지난 15~17세기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300년간 인문학과 문화예술을 후원한 대(大)상인 가문이다.

마키아벨리, 단테 등 사상가를 발굴했고,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보티첼리, 라파엘로 등 수많은 화가를 후원해 이탈리아 르네상스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은 가문이다.

신세계가 인문학이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공이 크다. 정 부회장은 4년 전 경영일선에 나서면서부터 인문학을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평소 “유통업의 미래는 시장점유율인 마켓셰어(market share)보다 소비자의 일상을 점유하는 라이프셰어(life share)를 높이는 데 달려있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문학, 역사, 철학뿐 아니라 음악과 문화예술에 대한 폭넓은 관심이 유통에 감성적 요소를 가미하는 동력이 된다는 것이 정 부회장의 지론이다.

신세계는 올해를 인문학 확산으로 원년으로 삼고, 우선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인문학 지식콘서트인 ‘지식향연’을 열기로 했다. 전국 10개 대학에서 진행된다. 김상근 연세대 교수, 박웅현 TBWA코리아 최고제작책임자, 이동진 영화평론가 등이 지식향연에 함께할 예정이다.

내달 8일 열리는 첫 지식향연에는 정 부회장이 직접 출연해 학생들에게 인문학의 중요성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도 갖는다. 관심이 있는 대학생들은 ‘지식향연’ 공식홈페이지(www.ssghero.com), 페이스북(www. facebook.com/hellossghero)를 통해 접수하면 된다. 참가비는 없다.

신세계는 지식향연에 참여한 학생 중에서 인문학의 자질이 뛰어난 20명을 선발해 르네상스의 중심지였던 이탈리아에 10일간 보내줄 예정이다. 문명탐험가 송동훈씨와 함께 로마와 나폴리, 폼페이 등을 둘러볼 수 있는 기회다.

신세계그룹에 입사 지원할 때 가산점도 부여할 계획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선발된 학생들이 향후 재능기부를 통해 소외계층에 인문학 멘토로서 지식과 지혜를 공유하는 방안을 모색중”이라며 “인간과 삶에 대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인문학 소양을 전파하는 미래의 예비 리더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신세계는 문화예술 확산을 위해 신세계백화점 본점 등 6개점 문화홀에서 매달 마지막주 수요일에 총 54회의 클래식 콘서트를 무료로 개최한다.

또 모든 임직원들의 문화행사 동참을 위해 매달 마지막주 수요일을 ‘문화퇴근일’로 정해 야근없이 일찍 퇴근하는 ‘NO 야근 캠페인’도 이달부터 시행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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