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기술력을 이유로 중국 조선업체들을 우습게 여겼던 대형 선주사들도 최근 들어선 시선이 달라졌다. 이제 굵직굵직한 발주 건이 있을 때면 한국과 중국 조선업체들이 함께 명함을 내밀며, 자웅을 겨뤄야 할 판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캐나다 시스팬(Seapan)사가 발주할 예정인 1만TEU급 컨테이너선 40척 중 초도 물량 10척은 중국 양쯔지앙(Yangzijiang)사의 수주가 유력하다. 최근 양사는 1만TEU급 컨테이너선 10척에 대한 건조의향서(LOI)를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스팬 사는 나머지 30척을 순차적으로 발주할 계획. 이 역시 한국과 중국 조선업체들간의 치열한 수주 다툼이 예상되고 있다.
그 동안 중국 조선업체들의 수주 물량은 비교적 공정이 단순한 중소형 벌크선에 국한됐다. 수주 물량 역시 해외 수주가 아닌, 정부 주도의 자국 발주 물량이 태반이었다. 이런 이유로 국내 조선업체들은 중국의 양적 성장을 폄하해 왔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강력한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조선업체들의 가파른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제 12차 5개년 계획이 시작되는 올해를 `조선업 질적 성장의 원년`으로 삼고, 3대 조선기지 건설과 고부가가치 선박 기술 개발 등에 대해 집중 지원하고 있다.
이미 한국과 중국 조선업체들간의 기술격차도 크게 좁혀졌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20년 이상으로 여겨졌던 양국간의 기술격차는 최근에는 5~10년 수준으로 좁혀졌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특히 이 같은 중국 조선업체들의 급성장은 앞으로 국내 조선업체들의 수익성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낮은 인건비를 바탕으로 저가 수주를 해왔던 중국 조선업체들의 고부가가치 선종 진입은 결국 전체적인 신조선가의 추가 하락을 불러오게 될 것"이라면서 "국내 조선업체들의 수익성 악화는 물론, 한국과 중국 조선업체들의 `치킨게임` 상황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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