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밑까지 쫓아온 中조선..`강력한 경쟁자` 급부상

시스팬사 1만TEU급 대형 컨테이너선 10척 中 수주 유력
中 중소형 벌크선에서 점차 고부가가치 선종으로 보폭 넓혀
조선업계 관계자 "양국간 간극 좁혀져..수익성 악화 우려"
  • 등록 2011-02-23 오전 10:38:47

    수정 2011-02-23 오전 10:38:47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한 수 아래로만 여겨왔던 중국 조선업체들의 성장세가 무섭다. 점차 기술력을 요하는 고부가가치 선종으로 보폭을 넓혀가면서 국내 조선업체들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는 것.

낮은 기술력을 이유로 중국 조선업체들을 우습게 여겼던 대형 선주사들도 최근 들어선 시선이 달라졌다. 이제 굵직굵직한 발주 건이 있을 때면 한국과 중국 조선업체들이 함께 명함을 내밀며, 자웅을 겨뤄야 할 판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캐나다 시스팬(Seapan)사가 발주할 예정인 1만TEU급 컨테이너선 40척 중 초도 물량 10척은 중국 양쯔지앙(Yangzijiang)사의 수주가 유력하다. 최근 양사는 1만TEU급 컨테이너선 10척에 대한 건조의향서(LOI)를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스팬 사는 나머지 30척을 순차적으로 발주할 계획. 이 역시 한국과 중국 조선업체들간의 치열한 수주 다툼이 예상되고 있다.

업계에선 이번 양쯔지앙 사의 대형 컨테이너선 수주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중국 코스코 달리안 조선소의 심해용 드릴십 수주에 이어, 1만TEU급 이상의 대형 컨테이너선 분야마저 중국 조선업체들이 본격 진입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고부가가치 선종 중 하나인 LNG선 수주도 조금씩 늘려가고 있다.  
▲그 동안 한국의 전유물로만 여겨왔던 드릴십에 이어 대형 컨테이너선 분야에도 중국 조선업체들이 본격 진입하고 있다. 사진은 올초 삼성중공업이 카디프 마린社에 인도한 드릴십 오션 리그 코르코바도 호의 모습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조선사들이 낮은 인건비를 기반으로 한 원가 경쟁력에 점차 기술력을 쌓아가면서 수주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는 반증"이라며 "한국과 중국의 간극이 크게 좁혀진 느낌이다"고 말했다.

그 동안 중국 조선업체들의 수주 물량은 비교적 공정이 단순한 중소형 벌크선에 국한됐다. 수주 물량 역시 해외 수주가 아닌, 정부 주도의 자국 발주 물량이 태반이었다. 이런 이유로 국내 조선업체들은 중국의 양적 성장을 폄하해 왔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강력한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조선업체들의 가파른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제 12차 5개년 계획이 시작되는 올해를 `조선업 질적 성장의 원년`으로 삼고, 3대 조선기지 건설과 고부가가치 선박 기술 개발 등에 대해 집중 지원하고 있다.

이미 한국과 중국 조선업체들간의 기술격차도 크게 좁혀졌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20년 이상으로 여겨졌던 양국간의 기술격차는 최근에는 5~10년 수준으로 좁혀졌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일각에서는 과거 현대중공업(009540)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가 규모의 경제를 앞세워 일본을 추월했던 모습을 떠올리기도 한다.

특히 이 같은 중국 조선업체들의 급성장은 앞으로 국내 조선업체들의 수익성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낮은 인건비를 바탕으로 저가 수주를 해왔던 중국 조선업체들의 고부가가치 선종 진입은 결국 전체적인 신조선가의 추가 하락을 불러오게 될 것"이라면서 "국내 조선업체들의 수익성 악화는 물론, 한국과 중국 조선업체들의 `치킨게임` 상황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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