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브랜드, 능력만큼 대우 못받는다

광고비 대비 브랜드가치, HP의 절반수준
제품·기술력 비해 가치 평가 못받아
삼성硏 "국내기업 이미지 획기적 개선 필요"
  • 등록 2008-05-21 오후 12:00:00

    수정 2008-05-21 오후 12:00:00

[이데일리 이정훈기자] 세계 최고의 IT기업인 삼성전자(005930)가 월등한 실적이나 제품력에도 불구하고 해외 유수 경쟁사들에 비해 턱없이 낮은 브랜드 가치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의 현실이 이렇다면 다른 국내 기업들이야 말할 필요도 없을 듯 하다. 브랜드와 기업 이미지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1일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무형자산과 기업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HP, 인텔에 비해 신기술역량이나 시스템역량이 뛰어난 반면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기술역량을 평가하는 R&D투자액에서 삼성전자는 64억달러로, 57억6000만달러인 인텔이나 36억1000만달러인 HP보다 크게 높았다. 특히 HP에 비해서는 1.8배나 높다.

또 시스템역량을 보여주는 재고자산회전율도 HP의 1.5배, 인텔의 4.1배로 월등히 높았다.

그러나 브랜드 이미지를 평가하는 광고선전비 대비 브랜드 가치를 보면 삼성전자는 10.8로, HP의 20.2에 비해 53% 수준에 불과했고 인텔의 16.3에 비해서도 66% 수준에 그쳤다.

삼성전자는 15억6000만달러의 광고선전비를 집행해 11억달러인 HP를 앞섰지만, 실제 브랜드 가치에 있어서는 168억5000만달러로 222억달러인 HP에 한참 뒤쳐졌다.

현대자동차도 시스템역량과 인재역량에서는 미국의 GM사를 앞서고 있었지만, 기업과 브랜드 가치, 네트워킹 능력에서는 뒤떨어져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S&P 100대 기업과 코스피 100대 기업을 비교한 조사에서도 국내사들은 시스템역량이 미국의 170.6%로 크게 앞섰고 인재역량도 75% 수준에 육박한 반면 브랜드와 기업 이미지는 각각 1.8%, 4.4% 수준에 머물렀다.

이에 대해 삼성경제연구소는 "우리 기업들은 무형자산 가운데 한 축이 되는 이미지 무형자산이 거의 제로 수준"이라며 "브랜드와 기업 이미지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도록 전략과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기업홍보와 광고, IR 등 기업 대외활동을 통합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전략이 필요하며 기업의 주력 이미지 선택 등 관련 연구도 활발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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