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촛불 민심 무시하는 대통령, 역천자의 말로를 생각해야”

어제부터 청와대 하야, 퇴진 없다고 하며 검찰 수사에 딴 소리
심상치 않은 징조, 청와대서 탄핵 유도로 시간끌기 나서
  • 등록 2016-11-16 오전 9:25:35

    수정 2016-11-16 오전 11:56:07

[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6일 청와대가 전날 박근혜 대통령이 하야하거나 퇴진할 의사가 없다고 밝히고 검찰 조사를 거부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100만 촛불 민심을 무시하는 것이다. 대통령과 청와대 그리고 새누리당 일부는 역천자(逆天者)의 말로를 생각해야 한다”며 강제 퇴진을 경고했다.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100만 촛불 민심을 거역하면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친박계의 말로가 비참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박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어제부터 청와대에서 하야나 퇴진은 없다, 그리고 박 대통령은 2차 사과문에서 검찰 수사, 특검 수사를 받겠다고 하고 청와대가 그동안 검찰과 수사를 조율해왔음에도 불구하고 변호사를 내세워 딴소리를 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 변호인으로 선임된 유영하 변호사는 전날 서울고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통령 관련 의혹 사안이 모두 정리된 뒤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는 것이 타당하다”며 검찰이 통보한 16일 조사를 거부했다. 검찰은 신속한 대면조사가 필요하다며 16일이 안된다면 17일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17일 조사도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19일로 예상되는 최순실씨의 공소장에 박 대통령의 범죄 혐의가 적시되는 것을 피하려 하기 때문이다. 공소장에 대통령 관련 내용이 기재되면 야권의 대통령 퇴진투쟁이나 국회 탄핵 움직임에 촉매재로 작용할 수 있다.

유 변호사는 “현직 대통령은 내란과 외란의 죄를 범하지 않고는 소추되지 않는다. 국가 공동체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헌법적 보호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내란과 외란 죄가 아니어서 수사를 여러 번 받는 것은 부적합하다”며 “원칙적으로 서면조사를 원하지만 부득이하다면 대면조사를 해야 한다면 받겠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한편 이정현 대표는 5% 지지를 받는 대통령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씀도 없고, 대통령의 탈당과 퇴진 등을 요구하는 당내 인사들에 대해서 “다 합쳐서 10% 지지도 못 받는 대통령 후보가 무슨 후보냐”며 어제부터 또 다른 반격을 하고 있다. 심상치 않은 징조이며, 청와대에서는 오히려 탄핵을 유도하면서 시간 끌기를 시작하고 있다”고 한 뒤 “이것은 100만 촛불 민심을 무시하는 것이다. 우리는 순천자(順天者)의 길로 국민과 함께 가겠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100만 촛불 민심이 천심이기 때문에, 천심에 따라 대통령을 퇴진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얘기이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안철수 전 공동대표(왼쪽)와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서울 종로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국민의당 당원보고 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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