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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영 작가회의 이시장이 최근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올려 신경숙 표절파문 및 문학권력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 이사장은 “최근 ‘문학권력’ 비판 중에서 공감을 불러일으킨 것은 김남일의 글”이라면서 “창비는 특정인들의 창비기도 하지만 우리 모두의 피와 땀이 기여된 소중한 ‘문학자산’”라고 말했다.
다만 “어느 시점부터인지 대다수 문학인들에게 ‘창비’가 ‘우리의 창비’가 아니라 편집인을 비롯하여 특정 편집위원들만의 그것으로 비쳐지기 시작했다”며 “잘 나가는 소수의 작가들만을 ‘편애’한다거나 ‘(과잉) 비평’을 부여하여 ‘그들만의 리그’에 끼지 못하는 수많은 국외자들을 낳게 했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겠다”고 고백했다. 이어 “우리 문학엔 ‘과대 평가’된 문인들이 의외로 많고 부당히 소외되고 ‘저평가’된 사람들이 적지 않다”며 “내가 속한 시단의 경우에만 한정해서 말한다면 최근의 ‘창비시선’보다는 ‘실천문학 시선’이 더 ‘상급’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신경숙 파문 이후 불거진 출판상업주의 논란에 대해 “문학권력 비판자들이 창비의 ‘상업주의’를 비판하지만 창비가 문학과지성사보다는 낫지만 왕년의 김영사나 민음사만큼 ‘영리 추구’에 능하지는 못하다”며 “피 말리는 ‘자본의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출판기업에게 ‘상업’을 포기하라는 일부 논객의 주장은 순진하기 짝이 없는 주문”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신경숙 표절 문제가 ‘의도적 베껴쓰기’가 아니라는 창비의 주장과 관련, “동의하지 않는다. ‘문자적 유사성’이 아니라 신경숙의 ‘전설’의 일부 문장은 그 어떤 창조적 모방이나 차용이 아니라 의도됐던 아니든 ‘부분 표절’이라고 본다”면서도 “다만 신경숙의 ‘풍금이 있던 자리’나 ‘외딴방’의 높은 문학적 성취가 전면 부정되거나 ‘파렴치한 도둑질’로 폄하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