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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밝힌 포부다. 그리고 올해가 가기 전에 박 회장의 바람은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룹 재건을 위한 최대 숙원이었던 금호산업(002990) 인수가 가시권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채권단이 제시한 금호산업 지분(50%+1주) 매각가격은 7228억원이다. 이번 주 중 찬반 표결을 거쳐 75%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최종 매각가격으로 확정되는데, 표결 통과는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은 이 가격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다. 당초 금호산업 인수가격을 6503억원으로 제시했던 박 회장은 지난 9일 7047억원으로 수정 제시했다. 금호산업 인수 지연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500억원 이상을 더 얹는 결단을 내린 것이다.
채권단이 요구하는 가격과 여전히 181억원 정도의 격차가 있지만 이미 금호산업 인수 의지를 굳힌 상황에서 이 정도의 가격차는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워크아웃 돌입, 동생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과의 ‘형제의 난’ 등을 겪으면서 한 때 경영권을 내려놨던 박 회장은 2010년 11월 복귀한 이후 그룹 경영 정상화를 위해 고군분투했다.
특히 2013년 11월 금호산업 대표이사를 다시 맡은 후 1년여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내실을 착실히 다진 결과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금호산업을 비롯해 금호타이어(073240)(워크아웃), 아시아나항공(020560)(자율협약) 등 핵심 계열사들이 채권단 족쇄를 끊어내는 데 성공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박 회장은 힘든 상황에서도 채권단의 요구를 수용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 왔다”며 “금호산업 인수가 조속히 마무리 돼 박 회장과 그룹 임직원, 채권단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금호산업 인수를 계기로 공중분해 위기를 겪었던 그룹 내 결속력을 높이고 경영권을 공고히 다질 방침이다. 금호산업은 그룹 지배구조의 최정점에서 실질적인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그룹의 상징과도 같은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3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와 함께 그룹의 실적 개선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박 회장은 올해 경영 목표로 그룹 매출 12조원, 영업이익 7320억원을 제시한 바 있다.
박 회장은 그룹 경영진에게 금호산업 인수와 관련해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친 데 대해 죄송한 마음을 표하고, 여생을 그룹 재건과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