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학부모들 “수학여행 폐지” 촉구

도 교육청 홈페이지에 폐지 요구 170여건 ‘봇물’
“아이들이 얼마나 더 죽어야 하냐···금지해 달라”
“교육과정 쉽게 바꾸면서 수학여행 왜 안바꾸나”
‘전원 구조’ 공지 경기도교육청 공개사과 요구도
  • 등록 2014-04-17 오전 10:11:14

    수정 2014-04-17 오전 10:17:51

진도 여객선 침몰사고로 구조작업이 한창인 17일 오전 경기도 교육청 홈페이지에는 “수학여행을 폐지해달라”는 학부모들의 글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경기도 안산 단원고등학교 학생들이 수학여행 중 참사를 당하자 경기도 교육청에는 수학여행 등 현장학습을 폐지해 달라는 요구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17일 경기도교육청 홈페이지의 학부모 게시판에는 오전 10시 현재 ‘수학여행을 폐지해 달라’는 글이 170여건이나 올라오고 있다.

학부모 김미숙씨는 사고 당일인 16일 ‘제발 수학여행 폐지해 주십시오’란 제목의 글을 올려 “초등학교 6학년 딸아이가 10월에 수학여행을 가는데 불안해서 보낼 수가 없다”며 “지금 물속에 있는 아이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너무 아프다. 수학여행을 제발 폐지해 달라”고 읍소했다.

또 다른 학부모인 소혜정씨도 같은 날 “아이들이 얼마나 더 죽어나가야 하느냐”며 “여행은 부모와 함께 가는 걸로 충분하다. 제발 학교여행 금지해 달라”고 촉구했다.

구조작업이 한창인 17일 오전에도 이 같은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학부모 권용근씨는 “수학여행, 수련회, 졸업여행, 현장학습 등 초중고교 단체여행은 폐지돼야 한다”며 “가정에서도 부모가 아이들 안전을 보장하기도 쉽지 않은 지금과 같은 때 교사들의 학생 안전지도가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보느냐”라고 주장했다.

학부모 조성윤씨도 “교육과정은 그리 쉽게 바꾸면서이런 수학여행에 대해서는 왜 바꾸려 하지 않느냐”라며 “안산에 거주하는 세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내 아이에게 닥친듯 너무도 슬프고 가슴이 아프다. 참혹한 사고 이제 정말 끝내자”고 주장했다.

김선화씨는 “단합과 화합을 위한 수학여행이겠지만,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확신은 없다”며 “주5일제와 교통수단 발달로 마음만 먹으면 어디든 갈 수 있는 세상이 됐다. 단합을 위해서라면 운동회와 학내에서의 1박 캠핑이 좋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앞서 사고 당일에는 ‘학생 전원 구조’란 문자 메시지를 기자들에게 보내 혼선을 초래한 경기도 교육청을 비난하는 글도 올라왔다. 고영애씨는 “지금 300명이 넘는 아이들의 생사가 달려있고 모든 국민의 관심이 쏠려있는 가운데 어떻게 허위문자를 보낼 수 있느냐”며 “경기도를 책임지는 교육청 허위문자를 보낸다는 게 말이나 되느냐. 학부모들에게만이 아니라 모든 국민에게 공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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