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철강 외길' 이운형 세아그룹 회장 별세

남미 출장중 심장마비로 사망
'한우물 경영'으로 세아그룹 키워
  • 등록 2013-03-11 오전 11:12:54

    수정 2013-03-11 오전 11:22:01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고(故) 이운형 세아그룹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 소식으로 철강업계가 애도하고 있다.

세아그룹은 이운형 회장이 지난 10일 12시경(한국시간) 해외출장 중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타계했다고 11일 밝혔다. 향년 67세인 이 회장은 칠레 경제협회 및 오페라 관계자 회의 참석차 칠레 현지로 향하던 중 경유지에서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타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아그룹은 현지로 관계자를 급파한 상태로 서울로 운구절차를 밟고 있으며 장지나 발인 등 장례절차는 11일 오후쯤 발표될 예정이다.

이 회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미시간대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1974년 부산파이프(현 세아제강)에 입사해 21년만인 1995년 회장에 오른 이 회장은 20년 가까이 세아그룹을 이끌며 재계 순위 51위(자산 규모 6조9000억원)의 철강 전문기업으로 키워냈다.

세아그룹은 고 이종덕 명예회장이 1960년 부산철관공업을 설립하면서 시작됐다. 부산철관공업은 현재 세아그룹의 주력인 세아제강의 전신으로, 부산파이프를 거치며 국내 최대 강관회사로 성장했다. 지난해 2조4704억원, 영업이익 1734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그는 2세 경영인으로 철강에만 집중하며 주력 계열사들을 견실한 기업으로 키워냈으며, 메세나 활동 등 사회공헌에도 적극적이었던 기업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세아그룹은 1988년 창원특수강(현 세아특수강), 2003년 기아특수강(현 세아베스틸)을 각각 인수하며 외형을 키웠다. 두 회사는 자동차와 선박 부품용 소재를 생산하는 특수강 업체로 지난해 각각 2조1940억원(세아베스틸), 6496억원(세아특수강)의 매출을 올렸다. 2001년 그룹을 지주회사 체제로 재편했고, 작년 말 마포구 합정동에 그룹 사옥을 마련해 제2의 도약을 준비해 왔었다.

이 회장은 사회활동에도 적극적이었다. 지난 2000년 국립오페라단 이사장을 시작으로 대한ㆍ서울상공회의소 부회장, 세아해암학술장학재단 이사장, 미시간대학 한국동문회 회장, 한국메세나협의회 부회장,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국립오페라단 후원회장 등을 맡으며 기업인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해 왔다. 대통령 표창(1980년), 금탑산업훈장(1981년), 한국경영과학대상(1997년), 몽블랑 문화예술 후원자상(2009년), 한국재무경영대상 종합대상(2009년), 한국CEO대상(2012년), 대한금속재료학회 금속ㆍ재료상(2012년), 11월 어니스트앤영(Ernst & Young) 최고 기업가상(2012년)을 수상했다.

이 회장의 별세로 세아그룹 경영은 동생인 이순형 회장을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세아그룹은 이 회장이 그룹 회장직과 세아제강 및 세아베스틸 회장을, 이순형 회장이 지주사인 세아홀딩스 회장을 맡는 형제경영을 해 왔다. 이 회장의 장남인 태성 씨(35)는 세아홀딩스 이사, 이순형 회장의 아들 주성 씨(35)는 세아베스틸 이사를 맡고 있다. 지주회사인 세아홀딩스 지분은 이운형 17.95%, 이태성 17.95%, 이주성 17.91%, 이순형17.66% 등으로, 이운형 회장 부자가 다소 많은 구조다. 유족으로는 부인 박의숙 세아네트웍스 사장과 슬하에 1남(태성) 3녀(은성ㆍ호성ㆍ지성)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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