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첫 증시 개장일인 지난 4일 중국 증시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서킷 브레이커(circuit breakers)가 발동됐다. 중국 증시는 사흘 뒤인 7일 위안화의 급격한 절하에 또다시 7% 넘는 폭락세를 기록해 서킷 브레이커가 다시 발동한 후 시장이 조기에 문을 닫았다.
서킷 브레이커는 증시 변동성을 줄이고 안정화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중국 금융당국이 올해부터 도입한 제도다. 그러나 본래 취지와 달리 서킷 브레이커가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더욱 키운다는 비난이 쏟아졌고 급기야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는 두번째 폭락 사태 직후 서킷 브레이커 제도 시행을 무기한 중단한다고 발표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중국 정부는 대주주 지분 매각 제한 조치에 관해서도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7월 증시 급락 사태에 대한 대응으로 상장사 보유지분 5% 이상을 보유한 대주주의 지분 매각을 금지했고 금지 기간이 이달 8일 끝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사실이 증시 폭락의 원인으로 지목되자 중국 정부는 또다시 방침을 바꿨다. 대주주가 3개월 내 매도하는 주식이 회사 주식의 1%를 넘지 않도록 규제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대주주들이 장외에서 매각하면 속수무책이라는 지적을 초래했다.
뿐만 아니라 중국 당국은 증시가 급락할 때마다 각종 부양책을 내놓으며 인위적인 증시 부양에 나섰다. 이 역시 시장의 단기 흐름에 정부가 과도하게 개입해 시장 질서를 흐린다는 지적이 지난해부터 꾸준히 일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 정부는 여전히 증시의 단기적 흐름에 이끌려 다니는 모습이다. 급격한 위안화 평가절하 조치 역시 당국의 실책으로 꼽힌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중국 정부가 성장률 목표 달성과 위안화 안정, 주가부양 등을 위해 취해온 조치들은 서로 상충하는 측면이 많아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에 따른 금융시스템 불안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