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든 놓고 남미와 유럽간 신경전 치열

포르투갈, 프랑스 영공 못 날아
남미국가연합 긴급 소집
  • 등록 2013-07-04 오전 11:16:44

    수정 2013-07-04 오후 5:48:33

[이데일리 염지현 기자]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탄 전용기가 일부 유럽국가 영공 진입을 거부당해 남미지역 국제기구 ‘남미국가연합’이 긴급 정상회의 개최를 추진하는 등 외교적 논란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기밀감시 프로그램 ‘프리즘’의 실체를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 미국 중앙정보국(CIA) 전직 요원이 볼리비아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했을 수도 있다는 의혹 때문이다. 여객기는 항로를 바꿔 오스트리아 빈에 도착했다.

다비드 초케우안카 볼리비아 외무장관은 3일(현지시간) “프랑스와 포르투갈은 스노든이 비행기에 타고 있을지 모른다며 러시아에서 귀국하는 모랄레스 대통령 전용기의 영공 진입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에 따라 전용기가 오스트리아로 돌아가야 했다”며 “누가 이런 거짓말을 꾸며냈는지 모르겠지만 프랑스와 포르투갈은 이번 사태에 대해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남미국가연합의 알리 로드리게스 사무총장은 이날 에콰도르 수도 키토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12개 회원국에 긴급 정상회의 개최 필요성을 알렸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정부의 광범위한 도·감청에 우려를 표시한 유럽연합(EU) 국가들이 모랄레스 대통령 탑승 여객기의 영공 통과를 거부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이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긴급 정상회의 개최는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이 요청했으며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도 “중대한 외교적 결례를 따져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볼리비아 정부는 영공 진입을 거부한 해당 유럽 국가의 외교관들을 소환할 예정이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가스추출국 포럼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귀국하는 길이었다.

그는 앞서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스노든의 망명을 수용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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