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새벽에도 시장환율로 환전한 후 주식 투자 가능해진다

한은·기재부, 외환시장 구조 개선 방안 발표…내년 하반기 시행
외환시장 마감시간 오후 3시반에서 새벽 2시로 연장
"가환율로 환전한 후 다음 날 정산할 필요 사라져"
외국인 투자자도 국내 주식 투자 위한 환전 쉬워져
국내 금융기관은 해외 영업 확대할 기회될 듯
  • 등록 2023-02-07 오전 10:00:30

    수정 2023-02-07 오전 10:00:30

(사진=AFP)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미국 주식 등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 서학 개미들은 내년 하반기부턴 새벽에도 시장 환율로 환전해 해외주식 투자를 할 수 있게 된다.

7일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외환시장 구조 개선방안’에 따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외환시장 마감 시간이 오후 3시 30분에서 런던 시장이 마감하는 새벽 2시로 연장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서학개미는 주식 투자시 더 편리하게 환전할 수 있게 된다. 현재는 미국 주식투자자의 경우 야간에 환전을 해 주식에 투자하려고 해도 외환시장이 종료된 상태라 시장환율보다 높은 가(假)환율로 1차 환전을 한 후 다음 날 외환시장 개장 이후에 실제 시장 환율로 정산을 받고 있다. 가환율은 시장 환율보다 높게 환전되기 때문에 매수하려던 물량보다 더 적게 매수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외환시장이 새벽 2시까지 영업을 하게 되면 미국 주식 거래 시간과 겹치기 때문에 시장환율로 바로 환전이 가능하다. 그러니 원하는 매수 물량 만큼 주식을 살 수도 있고 다음 날 정산의 불편함도 사라진다.

출처: 한국은행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주식 투자도 수월해진다는 게 외환당국의 설명이다. 외국인 투자자가 다음 날 국내 주식을 매수할 예정인데 미국 물가지표를 본 후 바로 환전을 하고 싶어도 환전이 불가능했다. 이럴 경우 역외 외환시장에서 차액결제선물환(NDF)를 거래해 원화 매입 환율을 미리 확정하고 주식 매수를 위해 원화 현물이 필요하기 때문에 다음 날 외환시장 개장 이후 현물환 거래를 추가로 해야 했다. 또 원화를 얻기 위해 한국에 있는 금융기관과만 거래해야 하는 불편함도 있었다.

그러나 앞으론 새벽 2시전까지 원하는 시간에 원화 환전이 가능하다. 또 국내 금융기관만이 아니라 JP모건, 씨티 등 글로벌 은행·증권사 등 외환당국의 인가를 받은 ‘RFI(Registered Foreign Institution)’를 통해서도 원화로 환전할 수 있게 된다.

국내 금융기관의 영업 대상이 확대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현재는 비거주자의 외환시장 접근성이 낮아 주로 국내 고객만을 대상으로 영업하면서 수익모델 창출에 한계가 있었다. 이를 제3자 외환거래, 대고객 전자 거래 등으로 비거주자인 역외 고객과의 접점이 넓어져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확대로 나타날 수 있다는 평가다.

국내에 지점이 없는 RFI의 경우 외환당국이 선도은행으로 선정한 은행에게 신고, 보고 등의 업무를 위탁하게끔 했고 원화 차입시 신고의무도 면제했다. 외국계 은행 본점과 국내 지점간의 거래도 마찬가지다. 그로 인해 원화 차입, 업무위탁 행위 관련 새로운 수익이 창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 ‘대(對)고객 외국환 전자중개업무(Aggregator)’를 도입할 경우 국내외 고객을 두고 국내 금융기관과 글로벌 은행·증권 등 RFI가 서로 경쟁을 하게 됨에 따라 국내 금융기관이 해외 고객을 상대로 영업력을 확대할 기회가 생길 것이란 기대다.

한은 관계자는 “원화의 경우 글로벌 국제통화가 아니기 때문에 일정 규모의 물량에 대해선 RFI가 좋은 가격을 제시해주기 어려울 것”이라며 국내 금융기관도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관련 업무를 하기 위해선 해외 영업을 강화하기 위한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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