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이동권 보장 등을 촉구하며 3일 출근길 휠체어에서 내려서 기어서 지하철을 타는 ‘오체투지’ 시위를 재개한다고 밝혔다.
이달 중 기획재정부가 장애인권리예산에 대한 규모를 확정할 때까지 ‘29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시위는 유보하기로 했다.
|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공동대표가 3일 오전 서울 경복궁역 3호선 열차에서 장애인권리예산 마련을 요구하는 오체투지 시위를 펼치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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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연은 이날 오전 8시 서울 종로구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승강장에서 장애인권리예산 촉구 25차 삭발결의식 및 기획재정부 추경호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관련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오늘은 동대입구역까지 기어서 지하철을 탈 것”이라며 “기어서 탄다는 것은 기는 시간으로 지체되는 것이기 때문에 의도적인 지체, 연착했다고 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지하철 타는 시간이 잠깐 지체되더라도, 장애인이 갈 수 있는 공간과 잠깐의 시간은 허락해주실 것을 호소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날 삭발식과 입장발표 이후 오전 9시부터 박 대표와 이형숙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장이 휠체어에서 내려 기어서 경복궁역 3호선 지하철에 탑승했다.
현장에서는 시위를 돕는 전장연 측 관계자들과 경찰, 취재진, 승객이 뒤섞여 고성과 몸싸움이 오가는 등 아수라장이 됐으며, 탑승 10분 만에 열차는 경복궁역을 출발했다.
‘장애인권리예산 보장하라’ 등 문구가 적힌 깡통을 들고 탄 박 대표는 “대한민국 헌법에 보장된 권리를 보장받고 싶다”고 외치면서 열차 바닥을 기면서 기재부의 장애인권리예산 반영 등을 호소했다.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3일 오전 서울 경복궁역 3호선에서 열린 제25차 삭발투쟁식에 전장연의 요구안이 써붙여진 깡통이 놓여 있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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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추 후보자는 전날 인사청문회에서 장애인 콜택시 등 특별교통수단에 국비를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전장연은 성명서를 통해 “전장연이 요구했던 장애인권리예산 보장과 장애인 권리 4대 법률 제정 중 특별교통수단 운영비에 대한 약속어음 하나 발행한 것 뿐”이라고 지적했다.
전장연은 “그동안 스물여덟번의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행사로 출근길에 불편함을 겪은 시민께 다시 한 번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면서도 “전장연은 장애인권리 4대 법안 국회 통과와 기획재정부의 장애인권리예산 약속어음이 현금으로 지급될 때까지 21년의 외침과 기다림을 포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획재정부와 국회는 2023년 장애인권리예산과 장애인권리 4대 법안 제·개정을 지금 ‘결정’해야 할 때”라며 “더이상 ‘검토’라는 것으로 기다리지 않겠다. 행동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장연은 △기획재정부, 5월 중 2023년 정부예산에 장애인권리예산 반영 △기획재정부, 5월 중 기획재정부 장관 면담을 약속 △국회, 장애인권리 4대 법안 통과 △국민의힘 이준석 당 대표, 갈라치기 정치 혐오선동에 대해 사과 등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