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유·식용유·밀가루 등 2차가공식품 가격 `들썩`

원재료값 상승에 가격인상 추진..도매업체와 협상
빙그레·사조해표·배상면주가 등 가격 인상 요청
  • 등록 2011-04-20 오전 10:36:00

    수정 2011-04-20 오전 10:36:00

[이데일리 이성재 김대웅기자] 2차 가공식품업체들이 원재료 가격 상승을 견디지 못하고 잇따라 가격인상에 나설 움직임이다. 특히 민감한 정치일정인 4월 재보궐선거가 끝나면 이같은 가격인상 시도가 더 거세질 전망이다. 

빙그레(005180)는 요플레 등 발효유와 가공 우유의 가격 인상을 예고했고, 사조해표는 식용유 7품목의 값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밀가루 역시 CJ제일제당에 이어 경쟁업체들이 가격인상에 나설 예정이다. 주류업체들도 가격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빙그레는 최근 대형마트에 요플레 등 5개 제품에 대해 8%가량 가격 인상을 요청했다. 아직 인상시기와 인상분에 대해 유통업체와 조율 중이지만 조만간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해당 품목은 요플레(딸기·복숭아) 2종과 가공 우유(바나나·라이트바나나·딸기) 3종이다.

빙그레 관계자는 "요플레는 최근 2년 이상 가격을 올린 적이 없었다"라며 "원재료비와 패키지 가격 등 모든 요소에서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해 부담이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원유 수급 부족에 따라 원가 압박이 커지고 있어 가격 인상이 이어질 전망이다.

식용유 가격도 오를 전망이다. 사조해표(079660)는 지난주 식용유 7개 품목의 가격을 8~9% 인상해 달라는 공문을 대형마트에 보냈다.

사조해표 관계자는 "대두와 포장재 가격이 급등해 수익 구조가 매우 악화되고 있다"며 "식용유 업계 1위인 CJ제일제당이 이달 초 9~10% 가격을 올린 만큼 비슷한 수준의 가격 인상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밀가루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CJ제일제당(097950)이 앞서 밀가루 소매가격을 인상해 대한제분 등 경쟁업체들도 잇따라 가격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은 지난 14일 대형마트 3사에서 밀가루, 부침가루 등 제분 관련 40여 개 품목의 가격을 9~10% 올린 바 있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조만간 CJ 이외의 제분업체에서도 8~10% 가격인상 요청이 올 것으로 보여 밀가루 가격의 도미노 인상이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주류 가격도 인상된다.

이미 KGB맥주는 자사 제품 5종에 대해 최대 10%까지 가격을 인상할 예정이다. 호주달러가 크게 오르고, 원자재값 역시 큰 폭 상승했다는 것이 가격 인상 배경이다.

배상면주가의 `산사춘`도 내주 중으로 10% 가까이 가격이 인상될 전망이다.

배상면주가 측은 "원재료인 산수유의 가격이 크게 오르며 박스, 병 등 포장재 가격도 크게 인상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식품업체들이 1분기 영업 이익이 떨어지면서 원가상승 압박을 견디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자 정부의 물가정책도 다소 한풀 꺾인 모습"이라며 "4월 재보궐 선거 이후 업계의 가격 인상은 봇물처럼 쏟아질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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