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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이런 곳을 사람들이 왜 찾을까. 한국 불교의 성지이기 때문이다. 물론 산행을 위해 찾기도 한다. 천장암 뒷산에 오르면 서해안도 볼 수 있다.
고북 저수지를 오른쪽으로 끼고 나타나는 갈림길. 두어 번을 물어물어 천장암을 찾아냈다. 시멘트길을 한참 올라서니 작은 암자가 하나 나왔다. 어쩐지 불안해 보이는 탑이 하나 있으니 절 같기도 하고, 절이라기보다는 한 100년쯤 된 집 같기도 했다. 인기척을 냈지만 절은 쥐죽은 듯 조용했다. 한참을 두리번거리니 선본 스님이 얼굴을 내밀었다.
“천장암이 꽤 유명하다고 들었습니다.” “한국 불교의 맥을 잇는 수도장이죠. 여기서 경허 스님이 도를 깨달았다고 합니다.”
경허는 조선 말에 태어났으며 한국 불교를 개창했다는 대선사다. 경허의 제자를 흔히 삼월(三月)이라고 하는데 혜월, 수월, 만공(월면) 스님이다. 혜월 스님의 선맥은 운봉·향곡·진제로 이어졌고, 만공 스님의 맥은 전강·고봉·혜암이 받았다. 고봉스님의 제자 중엔 해외에서 한국 불교를 알린 숭산 스님이 있다. 또 오대산 월정사를 지켰다는 방한암 스님도 경허 스님의 제자라고 한다. 불가에선 이름만 들어도 고개를 숙일 만한 선지식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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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거 중에는 보통 예닐곱 명이 있는데 안거가 끝난 뒤라 스님들이 떠나고 없다고 했다.
“천장암(天藏庵)은 하늘이 숨겼다는 뜻 아닙니까. 정말 꼭꼭 숨어 있으니 공부밖에 할 수 없죠. 겨울에는 사람 구경을 못해요.”
절은 초라했다. 문화재라고 할 만한 유적도 없다. 법당은 낡았고, 그 앞에 탑 한 기뿐이다. 대단한 경치를 생각하고 찾아갔다간 낭패를 당하기 십상이다.
▲여행길잡이
*서해안고속도로 해미IC에서 빠진다. 외곽도로를 타고 29번 대산방향으로 간다. 굴다리 밑에서 고북방면으로 좌회전해서 달리면 대산농공단지가 나오고, 여기서 왼쪽길을 타고 접어들면 장요리다. 장요1리로 들어가면 된다. 가는 길이 헷갈려서 현지 주민들에게 물어봐야 한다. 천장사 (041)858-6002
*천장사 앞에는 밥집도 가게도 없다. 해미읍성 정문을 지나 왼쪽으로 들어가는 2차선 도로를 따라 20m 정도 가면 영성각(041-688-2047)이 보인다. 서울에서도 찾아오는 중국집으로 짬뽕과 탕수육이 일품이다.
한 달에 두 번 화요일날 쉰다. 추석 연휴는 모두 쉰다. 해미읍사무소 앞에 있는 해미쌈밥(041-688-5084)도 맛있다. 우렁된장이 일품. 추석연휴 영업 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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