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한국기업>⑦SK·GS, 에너지가 힘이다

[창간기획 코리아 3.0 : 제2부]에너지 확보戰..국가 넘어 기업으로
SK, 자원 매출 1조원..資源富國 경영 박차
GS, 원유정제능력 10% 자체조달 목표
  • 등록 2011-03-24 오후 12:11:00

    수정 2011-05-19 오후 1:55:49

[이데일리 전설리 기자] 석유의 종말을 상상해본 적이 있는가. 미국 잡지 포브스의 수석기자인 크리스토퍼 스타이너는 그의 저서인 `석유 종말시계`에서 석유의 공급 부족으로 유가가 단계적으로 인상되면서 변화하게 될 미국인의 일상에 대해 구체적으로 서술한다.   먼저 연비가 낮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사라진다. 항공료 상승으로 항공기 운항이 뜸해져 하늘이 텅 비게 된다. 넉넉한 화물칸이 있는 비행기 덕분에 전세계적으로 연결됐던 참치 유통망이 붕괴되면서 초밥의 종말이 온다. 철도의 르네상스 시대가 열린다.

소설처럼 들리지만 우리 생활 곳곳에 스며든 석유의 종말은 그 파급력이 상상을 초월할 수 밖에 없다. 이미 100년 만에 석유 1조 배럴이 연기로 사라졌고, 인류는 매일 더 많은 석유를 소비하고 있다.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까지 지구상 중산층 인구 비율은 현재보다 30% 확대된 52%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이처럼 석유 소비가 많은 생활방식을 영위하는 중산층이 커지면서 수요에 대한 압박은 점점 가중될 것이다. 반면 공급 측면에서 석유를 찾아 추출하는 일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인류가 채취하기 쉽고, 경제성 높은 석유부터 먼저 뽑아 쓰고 있기 때문이다.   `석유의 종말`이 아직은 조금 먼 미래의 이야기라고 할지라도 `고유가 시대`는 이미 도래했다. 최근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들면서 국내 주유소의 보통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2년만에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고유가가 찾아오는 주기가 짧아지면서 전세계가 에너지원 확보 전쟁에 나서고 있다. 국내 에너지 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과거 한국석유공사 등 공기업을 중심으로 진행돼오던 해외 자원개발 사업 분야에서 민간기업인 SK와 GS 등이 보폭을 확대하고 있다.

◇ `자원개발 매출 1조` SK, 최태원 회장 직접 발로 뛴다

올해 초 최태원 SK(003600)그룹 회장은 설 연휴를 반납하고 지구를 한 바퀴 돌았다. 스위스 다보스포럼 참석 직후 2주동안 브라질과 호주를 찾아 철광석과 석탄 광산, 액화천연가스(LNG) 업체 등을 둘러봤다. 호주에서는 SK네트웍스가 지분 25%를 갖고 있는 앵구스(Angus) 탄광에 들어가기도 했다.   최 회장은 "석탄 캐는 현장을 직접 보겠다"면서 30분 이상 운반구를 타고 6km를 이동해 지하 400m 지점에 있는 지하 갱도에 도착한 뒤 3시간동안 그곳에 머물며 현장을 체험했다. 최 회장이 `자원부국(資源富國)` 경영에 얼마나 역점을 두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 호주 앵구스 탄광에 들어간 최태원 회장(가운데)의 모습. 최 회장의 얼굴에 탄가루가 묻어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자원개발 부문에서 1조원 넘는 매출을 올린 SK그룹은 현재 16개국 27개 광구에서 5억배럴 가량의 지분원유를 확보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가 7~8개월 사용할 수 있는 분량. SK그룹은 올해도 1조7000억원을 해외 자원개발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SK그룹의 자원개발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096770)은 새로운 광구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2004년 10개국에서 15개 광구를 보유했던 SK이노베이션은 2007년 베트남에서 3개 광구, 2008년 콜롬비아에서 3개 광구를 추가했으며, 2009년에도 5개 새 광구에 투자했다.

광구 확보와 더불어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통한 원유 조기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해 말 석유개발 브라질 법인(SK do Brasil Ltda.)의 지분을 덴마크 머스크 오일에 매각, 확보한 24억달러의 자금을 베트남, 페루, 콜롬비아 등의 유망광구 지분매입과 해외 석유개발기업 인수 등에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SK네트웍스도 지난해 브라질 에너지기업 EBX그룹 산하 철광석업체 MMX에 7억달러를 투자, 브라질 철광석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등 해외 자원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최근 5년간 지분원유 생산량이 3배 이상 늘었고, 자원개발 부문 영업이익이 2배 가량 증가했다"면서 "2015년까지 지분원유 보유량을 현재의 두 배 수준인 10억배럴까지 확대, 에너지 독립국 비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원유 10억배럴은 우리나라 전체가 1년4개월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분량이다.   ◇ GS `원유 정제능력 10%의 꿈`

▲ GS칼텍스의 태국 육상광구 탐사 현장
"원유 정제능력의 10%를 자체 개발한 원유로 조달할 겁니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야심찬 꿈이다. 꿈을 이루기 위해 허 회장은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중동 등지로 자원 영토를 넓히고 있다.   GS칼텍스는 지난 2003년 셰브론으로부터 캄보디아 블록 A 해상광구에 대한 탐사권 15%를 인수, 본격적으로 유전개발 사업에 뛰어들었다. 당시 이 프로젝트는 그야말로 모험이었다. 원유가 나올지 아무도 장담하지 못하는 탐사 광구였기 때문.   그러나 허 회장의 결단은 조만간 결실을 맺게 될 것으로 보인다. `GS 첫번째 유전개발 사업`으로 의미가 깊은 이 광구는 현재 평가시추를 모두 성공, 상업성이 확인됐으며 개발단계 진입을 위해 캄보디아 정부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캄보디아를 시작으로 GS칼텍스는 2006년 태국, 2007년 베트남, 2009년 방글라데시, 지난해 인도네시아 광구 지분을 잇달아 사들여 현재까지 총 7개 탐사광구를 보유하고 있다. GS칼텍스의 지주사인 ㈜GS도 가세했다. 인도네시아, 예맨, 카자흐스탄, 이라크 등지의 탐사광구 지분을 확보, 현재 양사가 총 14개 광구에서 유전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현재 추진중인 개발사업이 계획대로 성사되면 정제능력의 10%를 충분히 개발원유로 조달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지속되는 고유가와 해외정세 불안에 따른 국가 에너지 위기 상황에 대비하고, 에너지 자립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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