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이달초 중형 왜건 `i40`를 가솔린과 디젤 두 가지 엔진버전으로 출시하면서 가솔린차량의 판매가 월등히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디젤차량의 판매가 크게 앞서면서 디젤엔진의 물량확보와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1일 현대차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당초 i40의 가솔린모델과 디젤모델 판매비율을 8대 2로 예상했지만 론칭 전 사전계약을 받아본 결과 3대 7 수준으로 오히려 디젤모델의 계약대수가 압도적이었다. 이후 현재까지의 계약도 절반 이상이 디젤모델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i40 론칭 전 사전계약에선 70%가 디젤모델이었고, 이후 공식 론칭 이후엔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절반 이상의 높은 비중으로 디젤 모델의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연비가 리터당 18km로 가솔린 모델(13.1km)보다 훨씬 높으면서도 가격은 다소 싼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됐다. 가격은 가솔린 2.0 GDi 모델의 경우 ▲모던 2835만원 ▲프리미엄 3075만원, 디젤 1.7 모델이 ▲스마트 2775만원 ▲모던 3005만원으로 디젤(1.7VGT)이 가솔린(2.0GDI)보다 60만~70만원 저렴하다.
수요예측이 빗나가면서 생산 및 공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된다. 당초 디젤모델의 판매비중을 20%로 보고 생산계획도 이에 맞췄지만 비중이 50~70%까지 높아지자 디젤엔진의 물량 부족으로 고객 인도가 늦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대차는 올 한해 국내에서 i40를 8000여대 판매할 계획이다. 이 계획대로라면 당초 디젤모델의 판매목표는 1600대 수준이었지만 현 추세라면 최소 4000대 이상 판매돼 디젤엔진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는 계산이 나온다.
현대차도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생산조정 등을 통해 디젤엔진의 공급량을 늘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i40의 절대적인 판매량이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예상치못한 디젤모델의 인기로 많이 팔면 팔수록 디젤모델의 판매 수익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현대차 또 다른 관계자는 "i40가 유럽 수입차를 견제하고 대응하는 목적도 있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을 갖춰 디젤 판매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재무적으론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지만 가솔린모델보다 오히려 신규고객 창출 효과는 더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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