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은 이들 업체에 대해 숙고를 거듭해 등급을 결정하고 있지만, 이로 인해 은행과 구조조정 대상 기업간 분쟁의 여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각 은행별로 등급별 경계선에 있는 건설·조선사가 적게는 1곳, 많게는 5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용평가에서 등급 경계선에 걸쳐진 `그레이 존` 업체가 은행별로 몇 곳씩 있는 것으로 안다"며 "총 10여개 정도의 기업이 해당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부분 기업이 B등급 이상이지만 건설사 중 1곳은 B등급과 C등급의 경계선에 있어 최종 확정짓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각 은행들이 111개 건설·조선사에 대해 신용평가한 결과 69점을 받은 건설사, 59점을 받은 조선사 등 1~2점 차이로 구조조정 대상에 들어가게 되는 기업들이 몇 곳씩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재무적, 비재무적 평가 외에 5점을 가감할 수 있는 `기타조정` 점수가 기업의 생사를 가르는 데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건설사에 대한 기타조정 점수는 `사업구조 및 자금상황의 급격한 변동, 저가수주, 공사미수금의 회수전망, 관급 및 해외공사 선수금의 유입 전망, 회계감사의견, 분식회계여부, 허위자료 제출 등`을 참조해 은행이 5점을 가감할 수 있다.
여기서 `…등`이라는 단어가 은행의 재량을 행사할 수 있게 한다.
조선사의 경우 `선주의 대금지급능력과 발주취소가능성, 저가수주, 선종의 집중도, 원자재 과다발주 리스크, 원자재 수급 상황, 원가경쟁력, 선수금 수령 조건, 허위자료 제출 여부 및 파업의 가능성` 등 계량화가 어려운 항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은행 심사역의 판단에 따라 플러스 마이너스 5점을 매길 수 있게 했다.
은행 관계자는 "1차 등급평가후 채권 은행간 조정단계에서도 기타조정 점수인 5점을 놓고 가감을 하게 될 것"이라며 "자칫 분쟁의 소지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KB금융(105560)지주 소속 국민은행과 신한금융(055550)지주 소속 신한은행, 하나금융지주(086790) 소속 하나은행 등 대부분 채권은행들은 건설·조선사에 대한 1차적인 등급 평가를 잠정적으로 마쳤다. C등급 이하 기업이 포함돼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우리금융지주(053000) 소속 우리은행과 농협의 경우 오는 16일, 또는 주말까지 등급 분류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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