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 호주와 이스라엘 등이 금리를 내린 데 이어 오늘은 홍콩이 금리인하 대열에 동참하는 등 금융위기를 타개해 보려는 글로벌 공조체제가 가동되고 있지만, 시장의 불안감은 쉽사리 가실 줄을 모른다.
각국의 금리인하 조치로 국내 채권금리는 소폭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내일로 예정된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내릴 지는 미지수여서 시장을 안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서 금리인하 방침을 시사한 만큼 유동성 위기도 가라앉지 않겠냐는 기대감을 조금씩 내비치고 있는 상황. 다만 신용경색 위기가 실물경기 침체로 이어지고 있어 투자심리를 살리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국내 금융시장은 환율폭등에 발목을 잡혀 움쭉달싹 못하는 분위기다. 개장초 홍콩의 금리인하 소식에 코스피는 소폭이나마 낙폭을 줄이기도 했지만, 이제는 1400원대를 향해 달려가는 달러-원 환율에 그만 할 말을 잃은 모습이다.
환율부담에 타격을 입은 기계와 철강금속, 유통, 화학 업종 등이 4%대의 하락률을 보이며 지수 하락을 이끌고 있다. 환율상승에 따른 원가 상승이 가뜩이나 업황부진에 시달리던 이들 업종을 나락으로 내몰고 있다.
시총 2위주인 포스코(005490)는 4% 넘게 빠지고 있고, 조선 대장주 현대중공업도 5% 이상 떨어진 22만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유통 1위 종목 신세계(004170) 역시 4% 넘게 빠졌다.
환율상승이 악재로만 작용하는 건 아니다. 수출주들이 새삼 부각되며 대안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IT와 자동차 등이 강한 모습. 삼성전자(005930)와 현대차(005380)가 대표주자로 나섰다. 경기 방어주로 분류되는 SK텔레콤(017670)도 약세장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매도를 나타내는 가운데 프로그램 거래 역시 매물 출회를 서두르며 내일 있을 옵션만기에 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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