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결정회의를 앞두고 그룹의 구조조정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였다는 평가다. 채권단은 사전협의를 거친 사안이 아니라며 이렇다 할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업계는 금호가 내놓은 구조조정안보다는 앞으로 채권단과 협의해 나가야 할 채무재조정 방안 등이 그룹과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안은 앞으로 혹독한 구조조정을 각오하겠다는 금호의 의지를 보여준 서막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날 발표된 구조조정안에 포함되지 않은 ▲대우건설 풋백옵션에 따른 막대한 손실에 대한 계열사별 책임 분담 ▲ 대한통운 매각 등 핵심 이슈를 두고 앞으로 채권단과 금호간 공방전이 벌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금호, 서둘러 자구책 발표..`의지 표명`
금호가 이번에 서둘러 자체 자구안을 발표한 것은 구조조정 의지를 대외적으로 강하게 표명하기 위해서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어제 밤(4일)에 구조조정 밑그림이 나왔고 그룹이 서둘러서 오늘 아침(5일)에 발표했다"며 "각론은 채권단과 조율하겠지만 시장에 그룹의 구조조정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금호가 발표한 인력 구조조정 방안은 경영진에게 책임을 묻고 사원들의 피해를 최소화 하는 선에서 정해졌다.
또 워크아웃과 자체 경영정상화에 들어갈 4개사의 자산 매각 계획을 발표했다. 금호산업(002990)의 베트남 금호아시아나플라자와 금호건설 홍콩유한공사 매각(예상금액 약 4776억원)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금호타이어(073240)는 해외지주회사격인 홍콩법인 지분 49%를 매각해 1500억원을 확보한다. 그룹 지주사인 금호석유(011780)화학은 제1열병합발전소를 매각후 재임대(Sale&Lease back) 형식으로 팔고, 자사주를 처분해 2653억원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은 매각에 실패한 아시아나IDT, 그리고 금호종금 지분을 매각해 1838억원을 확보하기로 했다.
◇ 채권단 "협의 없었다"..풋백옵션 책임분담 등 핵심 이슈 공방 계속될 듯
이날 금호가 내놓은 구조조정 방안에 대해 채권단은 "사전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검토해 보겠다는 입장만 밝혔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관계자는 "협의한 사항이 아니다"라며 "노력을 보였으면 함께 추진하되 불충분하면 나머지 채권금융회사들과 협의를 통해 추가로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풋백옵션 손실에 대한 계열사별 분담방안과 대한통운 처리문제 등 `핵심 이슈가 빠졌다`고 언급했다. 물론 이 부분은 채권단과 협의를 해야 할 부분이기 때문에 오늘 금호측이 내놓은 안에서 담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투자증권의 이왕상 연구원은 "이날 발표된 금호 구조조정안에 포함된 인력 구조조정, 자산매각 등은 당연한 수순으로 이미 예고돼 왔던 내용"이라며 "채권단이 원하는 계열사별 책임 분담 등이 빠져 있어 앞으로 이와 관련된 채권단과 그룹간의 기싸움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우건설 풋백옵션에 따른 손실을 금호산업이 대부분 책임지고 계열사 분담을 최소화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금호산업이 혼자 떠안기에는 손실 규모가 너무 크다는 지적이 많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또한 대한통운 매각이 구조조정에 도움이 안된다며 대한통운은 매각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으나 일부 채권단들은 여전히 대한통운을 매각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금호아시아나그룹 채권단은 오늘(5일)과 내일(6일) 금호산업 등 금호아시아나그룹 4개 계열사들에 대한 구조조정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금호석유화학과 아시아나항공의 채권은행들은 이날 오후 첫 공식 회의를 가질 예정이며,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채권금융기관들도 6일 채권단협의회를 개최,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결정하고 구조조정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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