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담당 C씨는 협력업체에게 자신의 친인척이 운영하는 회사 코일을 납품받으라고 요구한 뒤 리베이트를 제공했다.
D씨는 협력사로부터 주식를 받은 뒤, 친인척 명의를 돌려놓고 정기적으로 배당을 받았다. 그 댓가로 협력업체에 각종 편의를 제공했다.
현대·기아차가 사라지지 않고 있는 부정비리를 뿌리뽑기 위해 적발시 해고 등 특단의 조치에 나섰다. 부정비리 온상이 되고 있는 협력사와의 밀착관계를 집중 감시하고, 빌미를 제공할 만한 행동은 사전에 차단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29일 edaily가 입수한 2008년 현대·기아차 윤리경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임직원 가운데 부정비리로 해고된 사람은 모두 199명. 연도별로 보면 2003년 32명, 2004년 38명, 2005년 59명, 2006년 34명, 2007년 36명으로, 해마다 30여명에 이른다.
비리 유형별로 보면 금품수수·향응접대 83%, 공금횡령 7%, 기타 10%로, 협력사와의 관계에서 편의제공 댓가로 금품이나 향응을 받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체 협력사 가운데 5%가 부정비리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005380) 고위 관계자는 "협력사와의 부정비리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파트는 구매, 품질, 생산기술 부문 등"이라며 "협력사 관계자들도 금품·편의제공을 하면 사업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답해 실소를 금치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감사업무를 최대한 활용해 부정비리를 근절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협력업체로부터 들어오는 청탁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예를들어 협력업체로부터 "한번 만났으면 좋겠다"라는 요청이 들어오면 "요즘 바쁘니 그냥 전화로 대화하자"라고 하든가, "내일 점심이나 저녁식사 한번 하자"라고 요청하면 "(무조건)선약이 있어서 안된다"고 답변하라는 행동지침을 내렸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신의 구매권한 범위 내에서만 업무를 결정하거나, 개인의 가치가 아닌 회사의 가치를 따져 업무권한을 행사하도록 임직원 교육을 철저히 시키고 있다"면서 "협력업체 관계자들과는 최대한 업무적으로 냉정하게 대하도록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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