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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각자 추진하는 배송서비스의 이면에는 뚜렷한 차이가 있다. 쿠팡이 자체적인 물류창고와 배송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반면, 홈쇼핑과 기존 온라인쇼핑몰은 철저히 외부의 택배회사를 활용하는 방식을 쓴다. 서로의 장단점도 뚜렷하다.
홈쇼핑 업계에서는 CJ오쇼핑(035760)이 먼저 배송전쟁의 출사표를 던졌다. 기존에 수도권 지역에서만 시행하던 당일 배송 서비스를 지방 5대 광역시(부산·광주·대구·대전·울산)로 확대하는 ‘신데렐라 배송서비스’를 실시한다.
CJ오쇼핑 관계자는 “오전 9시30분 이전에 당일 배송 상품을 주문하면 그날 저녁에 상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J오쇼핑은 당일 배송을 전담하는 인력을 150명으로 확대했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G마켓과 옥션도 ‘스마트 배송’이란 이름의 자체 배송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묶음 배송을 제공하면 배송비 부담 때문에 구매를 꺼렸던 단가가 낮은 제품의 온라인 판매도 늘릴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실제로 이베이코리아에 따르면 묶음 배송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과자 매출이 급증했다.
CJ오쇼핑 관계자는 “그동안은 가격과 제품의 안정성, 환불의 편리함 등이 주요 가치였다면 이제는 빠른 배송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배송이 강조되는 흐름은 해외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아마존이 넓은 미국땅에서 이틀 내 배송 서비스로 시장을 장악하자, 대형마트인 월마트가 무료 배송을 시작하겠다고 선전포고를 했다. 아마존은 ‘그럼 우린 무료 당일 배송에 나서겠다’고 다시 맞불을 놓았다.
쿠팡은 현재 배송차량 1000여대, ‘쿠팡맨’이라고 부르는 자체 배송기사 1000여명을 운영 중이다. 내달 말까지 800대를 더 확대할 계획이다. 쿠팡의 자체배송 서비스는 택배면허가 없다는 점에서 기존 택배회사들의 불법 논란 공격에 휩싸이기도 했다. 국토교통부는 쿠팡의 배송서비스 불법 논란에 대해 일단 뒷짐을 지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외주 택배회사를 쓰는 방식보다 자체적인 배송망을 구축하는 데 비용이 훨씬 더 든다”며 “하지만 빠르고 친절한 배송서비스를 위해서는 불가피한 방식”이라고 말했다.
반면 유통업계 관계자는 “배송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지만, 쿠팡식의 자체 배송시스템에 대한 불법논란이 완전히 가라앉은 게 아니어서 기존 택배회사를 쓰는 방식이 불가피하다”라고 설명했다.